‘폭풍 성장’ NC, 보는 재미가 쏠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03 06: 02

FA나 특별지명으로 가세한 몇몇 베테랑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신예이거나 전 소속팀에서 제 가치를 못 살리고 신생팀을 찾은 이들이다. 그 팀의 유망주들이 경기 경험을 섭취하며 말 그대로 ‘폭풍 성장’하고 있다.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폭풍 성장은 분명 주목할 만 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한 시즌 동안 경험을 쌓은 NC는 올 시즌 47경기 17승2무28패를 기록하며 8위를 달리고 있다. 9위 한화(15승1무32패)와는 세 경기 차로 격차가 꽤 되는 편. 5월 29일~6월 2일 5일 간 3승2패를 기록했는데 여기에는 선두 넥센과의 2연전을 1승1패 백중세로 마친 것도 포함되었다.
지난 5월 한 달간 NC의 성적은 12승1무10패로 4위. 확실한 승리 계투가 완비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아담 윌크-찰리 쉬렉-에릭 해커 세 명의 외국인 투수들이 이제는 기대치 본 궤도에 올랐고 이재학-이태양 두 명의 선발 투수들도 자기 몫을 제대로 해냈다. 3번 타자 나성범이 부상에서 복귀해 타선을 구축하며 타선 무게감이 확실해졌다. 톱타자 김종호부터 지석훈, 노진혁 등 쏠쏠한 활약을 펼치는 타자도 많아 어느 순간 쉽게 넘기기 힘든 타선이 주축되었다.

3일까지 시즌 전체 NC의 팀 타율은 2할6푼2리로 롯데와 함께 공동 6위. 4월 한 달 간 2할3푼대에 머무르던 그 팀임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확실했다. 팀 평균자책점도 4.37로 7위를 기록, 꽤 튼실해졌다. 56도루로 전체 5위지만 성공률은 76.7%로 1위다. 주자 개인으로만 따져도 75% 이상이면 특급 주자로 평가받는데 신생팀 준족들이 한데 뭉쳐 대단한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보는 입장인 팬들에게는 말 그대로 기분좋은 경기경험 먹방에 이은 폭풍 성장을 보는 느낌. 지난 5월 29일 NC는 넥센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 3-6으로 패했다. 계투 난조로 경기를 놓치기는 했으나 선발 에릭이 상대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에 뒤지지 않는 호투를 펼쳤고 신고선수 출신 최금강도 분전하며 재미있는 경기에 일조했다. 1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0-3으로 뒤지고 있다가 후반 대반격을 펼치며 8-3으로 승리했다. 단순 승패 뿐 아니라 경기 내용 자체가 재미있다.
베테랑 손민한의 1군 가세는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때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으나 부상과 불상사가 겹치며 방출 수순을 밟았던 손민한은 NC 신고선수 계약 후 퓨처스리그에서 로테이션을 지킨 뒤 조만간 NC 투수진에 가세할 예정이다. 어깨 부상의 전력을 지니고 있으나 투구 매뉴얼이 확실한 베테랑인 만큼 김경문 감독은 연투가 어려운 손민한을 일단 선발로 기용할 계획이다.
이는 플러스가 될 수도 있고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신고선수 딱지를 갓 떼게 될 손민한이 백의종군의 자세로 후배들의 기량 성장에 도움을 주며 로테이션을 지키고 이재학-이태양 중 계투로 이동할 투수의 기를 확실히 선수단 내부에서 북돋워준다면 NC는 탄탄일로를 걸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가 된다면 NC 투수진의 예상치 못한 붕괴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충분히 잘 만들어지고 있는 팀이다. NC를 지켜보는 타 팀 관계자들도 “정말 빠르게 프로 팀의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4월 혹한기를 거쳐 5월 한 달간 상승세를 타며 ‘폭풍 성장’한 NC는 또 얼마나 더욱 커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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