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고 나쁠 것 없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은 역시 여유가 넘쳤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했지만 여유를 잃지 않았다. 아직 시즌 초중반이고, 앞으로 등판 기회는 많이 남았다. 투구만 잘 하는 게 아니라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혜안까지 있었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201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 등판이 공식 취소됐다.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 입은 왼 발 부상 때문이다. 류현진 대신 트리플A 앨버키키에서 올라온 신인 우완 맷 매길이 선발 기회를 잡았다.

3일 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은 통역을 맡고 있는 다저스 직원 마틴 김과 조금 늦게 라커룸에 도착했다. 3연전 마지막 날이라 양복을 입고 출근한 그는 구단 트레이너들과 몸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간단하게 체크한 뒤 선수들과 카드게임으로 휴식 시간을 즐겼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은 없을까. '한 번쯤 쉬어가도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에 류현진은 "좋고 나쁠 것 없다"며 웃은 뒤 "경기에 나서지 않기로 어제(2일) 이야기가 됐다. 큰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 주위에서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안심시켰다.
이어 그는 "월드시리즈 7차전이라면 던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무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아직 6월초로 시즌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 "발 상태가 좋아지고 있지만 괜히 무리하다 더 다치면 팀에도 폐를 끼친다"는 게 류현진의 말. 스스로 멀리 내다보며 무리하지 않는다.
류현진은 이번주 중으로 등판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미국시간으로) 다음주 중에 나오게 될 것이다. 로테이션을 거르는 게 아니라 며칠 미루는 것이다. 큰 부상이 아니라 문제없다"며 정확한 날짜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이번주에 복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구단에서는 7~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등판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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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