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의 쿠어스필드 등판이 다음으로 미뤄졌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2013`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 선발등판이 취소됐다. 지난달 29일 LA에인절스전에서 입은 왼 발 통증이 아직 남아있는 탓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여유가 넘쳤다. 이미 하루 전날 코칭스태프에게 "등판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전했고, 다저스도 트리플A 앨버키키에서 우완 투수 맷 매길을 올리며 대안을 준비했다. 매길은 이날 오전 쿠어스필드에 도착했다.

3일 경기를 앞두고 조금 늦게 라커룸에 도착한 류현진은 정장을 입은 채로 등장했다. 메이저리그는 3연전 마지막 날에는 출퇴근시 정장을 입는 게 드레스 코드. 라커룸에 도착한 류현진은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후 수석 트레이너 수 팔소니와 몸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지 류현진은 급하게 통역 마틴 김을 찾은 뒤 간단하게 몸 상태를 체크했다. 이어 동료들과 카드게임을 즐겼다. 애드리안 곤살레스, 후안 우리베, 라몬 에르난데스 등 베테랑 선수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카드게임을 즐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곤살레스는 류현진에게 무슨말을 배웠는지 알아 듣지 못할 한국말로 소리지르며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우리베는 카드게임 중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우스꽝스런 표정과 몸짓으로 판을 파토냈고, 그 모습을 지켜본 류현진도 선수들과 함께 웃음보를 터뜨렸다. 류현진은 "말은 통하지 않지만 카드하는 방법만 알아도 재미있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료들과 카드게임을 즐긴 후 그는 자신의 라커에서 태블릿을 꺼냈다. 마틴 김에게 이어폰을 받은 그는 "이제 진짜 사나이 봐야지"라며 웃어보였다. 군대를 소재로 한 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는 요즘 한국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류현진은 "여기는 일요일이 가장 좋다. 한국에서 재미있는 것을 많일 볼 수 있다"고 웃으며 '진짜 사나이' 시청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일요일 예능이 미국시간으로는 일요일에 볼 수 있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등판은 취소됐지만 류현진은 늘 그렇듯 여유가 넘쳤다. 다음을 위해 하루 쉬어가는 타이밍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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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