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길현-박정배, SK 불펜 희망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03 06: 05

불펜 불안으로 고민하고 있는 SK지만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퓨처스리그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구위 점검차 2군에 내려간 윤길현(30)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재활을 마친 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박정배(31) 역시 100% 컨디션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올 시즌 SK는 주축 불펜 투수들과 이적과 부상, 그리고 구위 저하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예전의 벌떼야구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졌다. 마무리 박희수를 제외하면 사실상 불펜의 체계가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만수 SK 감독은 “자꾸 이야기가 나오니 불펜 투수들이 더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속은 편할 리 없다. 이리 맞추고 저리 맞춰봐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 퍼즐같다.
하지만 퓨처스리그 성적표를 보면 어느 정도 희망이 보인다. 불펜 투수들의 구위와 성적이 점차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윤길현이다. 올 시즌 16경기에 나가 1승1홀드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한 윤길현은 지난 5월 20일 최영필 임치영과 함께 1군에서 말소됐다. 이 감독은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다. 2군에서 몇 경기를 던지면서 제구력과 자신감을 찾게 할 생각”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었다.

2군에 내려간 후에도 성적이 썩 좋지 않았던 윤길현이지만 최근 성적은 1군 복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5월 26일 송도 두산 2군과의 경기에서 2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세이브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그 후 3경기 4이닝에서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퓨처스리그에 내려왔을 때까지만 해도 “좋지 않다. 앞으로 더 많이 던져야 할 것 같다”고 우려를 드러냈던 김용희 SK 퓨처스팀(2군) 감독의 평가도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어깨 재활로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박정배 또한 서서히 구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5월 26일 송도 두산 2군전에서 복귀전을 가진 박정배는 총 4경기에서 5⅔이닝을 던지며 1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고 있다. 당초 전반기 출전이 불투명했던 것을 감안하면 빠른 회복세다. 이만수 SK 감독은 박정배에 대해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라고 했지만 히든카드로서의 기대감 자체는 숨기지 않고 있다.
윤길현은 불펜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배짱도 갖췄다. 공백기를 딛고 겨우 내내 충실히 훈련에 임한 만큼 구위만 좀 더 올라온다면 중간에서 충분히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정배는 지난해 후반기 SK 불펜의 일등공신 중 하나였다. 빠른 공을 뿌리면서도 때로는 길게 던질 수 있는 전천후 불펜 요원으로 가치가 높다. 엄정욱의 재활 속도가 더딤을 고려하면 두 선수의 정상적인 가세는 SK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한편 베테랑 선수들인 최영필(39)과 임경완(38)도 1군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최영필은 2군으로 내려간 뒤 4경기에서 5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임경완 또한 지난달 30일 강진구장에서 열린 넥센 2군과의 경기에서 2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알렸다. 김용희 감독은 이 경기 후 “임경완이 구위와 제구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옆구리 자원이 부족한 SK는 임경완의 회복세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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