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위 스플릿을 가리는 26경기 가운데 전반기(13경기)가 막을 내렸다. '순수국내파' 포항의 선두 질주와 '디펜딩 챔프' 서울의 고난이 유독 눈에 띈다.
올 시즌부터 처음으로 승강제도가 실시된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각 팀들은 총 38경기를 치르는데 먼저 26경기를 통해 상하위 스플릿(1~7위, 8위~14위)을 나눈다. 이후 12경기를 더 벌여 우승과 강등의 운명을 결정한다.
▲ '쇄국축구' 포항의 선두 질주

'쇄국축구', '황선대원군', '스틸타카', '포항셀로나'. 올 시즌 포항을 일컫는 말이다.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순수 국내파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울며 겨자먹기였다. 모기업 포스코의 철강산업 악화로 지원이 줄어들었다. 걸출한 외국인 선수 대신 유소년 출신 선수들을 택했다.
결과는 달콤했다. 서울과 개막전부터 지난달 11일 부산전까지 11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다. 8승 5무 1패(승점 29점)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순위표 최상단에 올랐다. 1경기를 덜 치른 2위 울산(승점 24)과 3위 인천(승점 23)과 격차는 5~6점.
성적과 마케팅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올해 포항은 K리그 최초로 창단 40돌을 맞아 최초로 명예의 전당을 만들었다. 홍명보 황선홍 라데 최순호 등 포항의 별들이 이름을 올렸다. 팬들과 함께 호흡했다. 그라운드에 초대해 레전드 매치를 벌여 팬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K리그 구단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 '디펜딩 챔프' 서울의 고난
'디펜딩 챔프' 서울의 지난 시즌 영광은 과거에 불과했다. 전반기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받아든 성적표는 4승 5무 4패(승점 17)로 9위. 이대로 후반기를 마쳐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다면 지난 시즌 우승팀이 강등 싸움을 벌여야 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에 놓인다.
'데몰리션' 데얀-몰리나, '캡틴' 하대성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잡으면서 기존의 전력을 그대로 유지했고, 윤일록 차두리 등 알짜배기 영입을 해낸 터라 2연패 도전이 무난할 듯 보였다.
하지만 포항과 개막전부터 지난 4월 17일 성남전까지 7경기 연속 무승(4무 3패)의 늪에 빠졌다. 최하위권을 전전했다. 독기를 품었다. 대구전 승리를 기점으로 전반기 마지막 상대였던 전남전까지 6경기서 4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후반기 도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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