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라인의 선발 명단은 어느 정도 정해졌다. 하지만 관건은 누가 나오느냐가 아니라, 수비라인의 흔들림이 잡히느냐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서 손발을 맞추던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레바논에 입성해 막판 담금질에 들어갔다. 두바이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데 중점을 두었던 대표팀은 2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레바논은 A조 최하위로 전력에서는 한국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은 긴장하고 있다. 약 2년 전에 열린 레바논과 원정경기서 1-2로 졌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은 낯선 기후와 열악한 잔디 등에 시달린 끝에 1-2로 패배했다. 그 여파로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되기도 했다.

당시의 모습이 5일 열리는 경기서도 재현될 수 있는 만큼 한국은 긴장을 한 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보완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대표적으로 득점력 보강과 수비진의 안정감 찾기가 필요하다. 특히 상대의 역습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수비진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윤곽은 어느 정도 잡혔다. 좌우 측면에 김치우(FC 서울)와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배치되고, 중앙 수비에는 곽태휘(알 샤밥)과 정인환(전북 현대)이 유력하다. 측면 경쟁자인 박주호(바젤)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은 각각 2일과 1일 소속팀에서 경기를 마치고 합류하는 만큼 제 컨디션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박주호와 김영권은 늦게 도착하는 만큼 가동하기가 쉽지 않다. 박주호는 시차가 한 시간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밤 늦게 경기를 마치고 오면 피로가 쌓일 수도 있다. 무리를 시키지 않겠다"며 "김영권은 어차피 시차 때문에 (레바논전에서) 못 쓴다"고 말했다. 이어 "김창수와 김치우의 컨디션이 좋다. 지금은 최고 좋다"며 두 선수를 기용할 것임을 암시했다. 또한 신광훈도 최근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 만큼 출전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달리 중앙 수비수 자리에는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안정감을 갖고 있는 선수는 곽태휘, 정인환 정도다. 최 감독은 "중앙 수비수로 5명을 뽑아서 큰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장현수가 기술도 있고 침착하면서도 패스도 잘한다. 최종예선만 아니면 기회를 주고 써야 하는데..."라면서 월드컵 본선행이 결정지어지는 중요한 경기서는 기존에 기용했던 선수들로 구성할 뜻을 내비쳤다. 게다가 곽태휘는 주장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대표팀은 수비의 안정감이 절실하다. 최근 4경기서 8실점을 하며 대표팀 부진의 진원지로 지목되기도 할 정도였다. 중요 순간마다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즉 흔들림만 잡는다면 더 이상의 문제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레바논전까지 9일을 함께 했다. 이전까지는 촉박한 훈련 시간이 주어졌다면, 이번에는 다르다. 수비진이 제대로 된 조직력을 갖출 시간은 충분했다. 이제는 흔들림을 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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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