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골' 이정호, "기쁘다는 말밖에 안 나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6.03 07: 38

"기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이정호(32, 부산 아이파크)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어 승리로 이끌어서는 아니다. 팀이 1승을 추가해서도 아니다.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었고 그 노력한 대가로 승리가 주어졌다는 사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기뻤다.
1일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서 전매특허인 헤딩으로 골을 넣은 이정호는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그는 경기 후 "기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이기는 과정에 기여를 하게 돼 감사할 뿐이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하게 돼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에는 원정경기 성적이 좋지 않은 탓에 전북 원정서는 지지만 말자고 생각했다. 전북이 강한 팀인 만큼 수비적으로 하는 한이 있더라도 지지 말자고 다짐했다"며 "그런데 의외로 선제골이 나온 탓에 쉽게 이길 수 있었다. 오늘은 골을 넣느냐, 못 넣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득점은 오랜 기간 쉬었던 이정호의 복귀골이었다. 이정호는 2011년 중반부터 2012년까지 선수로 뛴 경력이 없다. 2011년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판단,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선수자격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정호는 승부조작을 부인했고, 결국 무죄를 입증해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축구를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이정호는 그러지 않았다. 기회가 될 때마다 축구를 하러 나갔다. 조기 축구회에서 뛰기도 했고, 대학과 클럽팀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뛰었다. 자신이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은 만큼 축구를 포기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정호는 축구를 꾸준히 한 덕분에 바로 실전에 투입됐고, 부산의 안정된 수비(13경기 14실점)을 이끌고 있다.
이정호는 "시즌 준비가 잘 됐다. 그리고 쉴 때 몸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그대로 나오는 것 같다"면서 "(안정된 수비는) 중앙 수비수다 보니 동료들에게 말을 많이 한다. 그리고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인지 나를 잘 따라준다. 내가 주문한대로 움직여주니 잘 맞고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것 같다"며 후반기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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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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