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왜 남자 예능 ‘아빠·사나이’에 푹 빠졌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6.03 08: 29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이 완벽하게 부활했다. 스타와 스타자녀들의 오지여행기를 다룬 ‘아빠 어디가’와 스타들의 군체험기를 담는 ‘진짜 사나이’를 앞세워 일요일 오후 6시대를 접수했다.
두 프로그램을 따져보면 ‘아빠 어디가’의 송종국 딸 송지아를 제외하고 모두 남자 출연자들이다. 때문에 아빠들이 엄마 없이 아이들을 돌보는 이야기에서 재미를 찾거나,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군대 문화를 담는다는 점에서 여자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온통 남자들의 이야기인 ‘진짜 사나이’는 여자 4~50대가 가장 많이 보고 있다는 통계(TNmS)가 나왔다. ‘아빠 어디가’에 대한 인터넷 반응을 살펴보면 결혼을 앞둔 2~30대 여자 네티즌의 호응이 뜨겁다. 여자 시청자들까지 끌어안으면서 두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일 방송된 ‘일밤’은 전국 기준 13.3%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9.3%), SBS ‘일요일이 좋다’(9.3%)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인기는 이 프로그램들이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남녀노소를 모두 끌어안을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 ‘아빠 어디가’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매력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아이들을 보살피는 아빠들의 개성 강한 육아법과 의사소통법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다소 장난기 있는 친구 같은 아빠 이종혁과 윤민수의 경우 젊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진짜 사나이’는 군대를 다녀온 이들에게는 추억을 곱씹게 되는 공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군대를 보내야 하는 자식이 있는 부모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과 군대에서 처절하게 적응하는 남자 스타들의 모습 자체가 재밌는 여성 시청자들까지 전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는 재미와 함께 공감, 그리고 봐야 하는 가치까지 모두 자극하고 있다.
덕분에 ‘일밤’은 현재 수년간의 침체를 딛고 경쟁 프로그램과의 시청률 격차를 높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청률과 함께 화제성까지 모두 챙기며 다시 한번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남자들의 이야기이지만 여자들까지 모두 포용할 수 있는 힘을 갖춘 진격의 ‘일밤’이 안방극장을 호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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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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