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54) 감독이 고심 끝에 레바논을 깰 비책을 내놨다.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레바논과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축구대표팀은 2일 새벽 베이루트 시립경기장에서 최종전술을 시험했다. 사실상의 베스트11을 가리는 자리서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34, 전북)을 원톱에 세우고 이근호(28, 상무)와 이청용(25, 볼튼)을 좌우날개로 포진시켰다. 김보경(24, 카디프 시티)은 중앙에서 지원사격을 하게 된다.
당초 최 감독은 “투톱을 세워 초반승부를 볼지 원톱으로 안정적으로 갈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김보경의 포지션을 어디다 배치할지가 관건이었다. 다행히 오른쪽 날개에 이청용이라는 붙박이가 있고, 김보경과 이근호가 멀티포지션이 가능해 최강희 감독의 입맛에 맞는 전술이 가능해졌다. 이근호와 돌파력과 이청용의 정교함이라면 이동국 혼자 충분히 골을 터트려 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훈련 전에 취재진과 만난 이청용은 “공격조합은 감독님이 알아서 하시는 것이다. 누가 나와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의 역할을 묻자 “오른쪽 사이드에서 잘 움직일 것이다. 골을 넣도록 노력하겠지만 공격수에게 더 좋은 찬스를 만들어 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정확하게 인식했다.
최강희 감독은 이청용에 대해 “부상에서 100%로 돌아왔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트라우마가 하나도 없다. 훈련도 다부지게 한다. 이청용의 자리는 정해졌다”며 무한신뢰를 보인바 있다. 감독의 말을 전해들은 이청용은 “부상전과는 아무래도 다르다. 컨디션을 더 회복해야 한다”면서도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현재 카밀 샤문 스타디움의 그라운드컨디션은 최악이다. 세밀함과 정교함이 무기인 이청용에게 독이 될 수 있다. 그는 “물론 잔디상태는 중요하다. 지면이 고르지 못하면 패스의 스피드나 정확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두 팀 다 조건은 같다. 더 세밀한 패스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청용의 파트너 이근호 역시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공격이면 포지션은 어디든 좋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본 경험이 있다. 중동킬러란 별명도 재미있다. 의식하진 않지만 부담도 느끼지 않는다”며 씩 웃었다.
최강희 감독은 “이근호는 군대울타리만 벗어나면 웃는다. 표정관리가 안 된다. 그만큼 컨디션이 가장 좋다”며 중용할 뜻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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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