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할 땐 호날두 안 부러운데...” 손흥민, 선발제외 이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6.03 14: 44

결국 '최心'의 선택은 손흥민(21, 함부르크)이 아닌 이동국이었다.
한국대표팀의 레바논전 선발멤버가 사실상 확정됐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34, 전북)을 원톱에 세우고 이근호(28, 상무)와 이청용(25, 볼튼)을 좌우날개에 포진시켰다. 김보경(24, 카디프 시티)은 중앙에서 지원사격을 한다. 이동국과 투톱 가능성이 제기됐던 손흥민은 조커로 나선다.
예상 베스트 멤버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가자 팬들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활약하며 12골이나 터트린 손흥민의 제외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팬들은 “분데스리가 12골을 넣은 선수가 어떻게 제외될 수 있느냐?”, “최강희 감독이 이동국만 편애한다”, “K리그 챌린지서 뛰는 이근호도 뛰는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강희 감독의 선택은 전술적인 이유였다. 축구는 단체운동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가 있어도 다른 선수들과 조합이 맞아야만 활용할 수 있다. 연봉순이나 이름값으로 베스트 멤버를 짤 순 없다.
2일(한국시간) 기자들과 만난 최강희 감독은 “나도 오락처럼 이 선수 저 선수 바로바로 넣어보고 돌려보고 답이 나왔으면 좋겠다. 하지만 축구라는 게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 것 아니냐”며 고충을 드러냈다.
특히 손흥민 이야기가 나오자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최 감독은 "등을 잘 지는 포워드가 있고 배후 침투가 좋은 선수가 있다. 지금 공격수들은 다 특징이 있고 좋은 점들이 있다. 공격조합이 잘 돼서 좋은 장점만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 지도자 몫"이라고 설명했다.
배후침투가 좋은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다. 그런데 레바논전에서는 등을 잘 지고 포스트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전방에 서야 한다. 상대의 밀집수비 사이에서도 몸싸움을 해서 공을 받아 슈팅을 때리거나 패스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답은 이동국이다. 김신욱도 ‘타깃맨’ 역할을 해줄 수 있지만 경험과 세기가 떨어진다. 김신욱은 후반전 이동국의 대체요원이 될 수 있다.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이 잘할 땐 호날두가 안 부럽다. 그런데 못할 땐 40도 못 보여준다. 공격수라면 어떤 조건에서든 일정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며 손흥민에게 채찍을 가하고 있다. 더 여물어야 한다는 소리다.
선발에서 제외됐다고 손흥민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후반전 레바논 수비진이 지쳤을 때 손흥민 특유의 빠른 발과 화려한 개인기가 빛을 볼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손흥민만한 조커가 없다.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을 두고 보고 오는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전에도 기용할 뜻을 보이고 있다. 조급할 필요가 전혀 없다. 아직 충분히 기회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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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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