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좌완 울렁증, 언제쯤 탈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03 15: 42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가 좌완 울렁증에 시달리고 있다. 꾸준한 성적을 내는 데 가장 큰 방해요소로 자리하는 모습이다. 이 문제의 극복 여부에 따라 올 시즌 후 손에 쥐는 금액이 달라질 수도 있다.
올 시즌 신시내티의 새로운 선봉장 임무를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추신수는 순조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잠시 슬럼프가 있기도 했지만 누구나 겪는 일로 큰 문제는 아니다. 성적도 훌륭하다. 3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55경기에 나가 타율 2할8푼3리, 10홈런, 20타점, 5도루, 출루율 4할4푼1리을 기록 중이다. 4할4푼1리의 출루율은 메이저리그(MLB)를 통틀어 3위에 해당되는 대단한 수치다. 리드오프 중에서는 단연 1위다.
그런데 타격에서 딱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다. 바로 좌완 투수에게 약하다는 것이다. 왼손 타자인 추신수가 좌완에 약점을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우완 투수와의 편차가 너무 크다면 문제가 된다. 추신수는 3일 현재 우완을 상대로 타율 3할4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1.137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좌완을 상대로는 타율 1할5푼4리, OPS .506으로 반토막이 난다. 10개의 홈런 중 좌완을 상대로 그린 아치는 하나도 없다.

추신수가 원래부터 이렇게까지 큰 차이를 드러낸 것은 아니었다. 2008년 추신수의 우완 상대 타율은 3할1푼7리, 좌완 상대 타율은 2할8푼6리였다. 2011년에는 오히려 우완(.254)보다 좌완(.269) 상대 타율이 더 높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추신수의 지난해 좌완 상대 타율은 1할9푼9리였고 올해는 1할5푼4리까지 떨어졌다. 타율 1할5푼4리에 홈런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자기 스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추신수의 좌완 울렁증은 지난 2011년 6월 조나단 산체스의 투구에 엄지 손가락을 맞고 부상을 당한 이후부터 시작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 후 좌완 투수의 몸쪽 공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의 아픈 기억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론, 그리고 이런 요인이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줘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좌완 투수가 나올 때마다 흐름이 끊긴다면 성적은 물론 타격감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철판처럼 단단한 팀 내 신임을 과시하고 있지만 좌완을 상대로 계속 맥을 추지 못할 경우 라인업 변동의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추신수는 지난해 상대 투수가 좌완으로 예고됐을 때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된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추신수는 “트라우마는 없다”라는 생각을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시즌 중 타석 위치를 조정하거나 폼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결국 한 번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1일 피츠버그전에서 좌완 토니 왓슨에게 안타를 친 것은 바깥쪽으로 흐르는 공을 결대로 밀어 친 결과였다. 스스로 자신감이 있는 밀어치기로 좌완을 공략한 것이다. 충분한 능력은 가지고 있는 추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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