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라고 부르기엔 이미 클래스의 차이가 너무 벌어졌다. 이제 '도전자'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듯하다. 올 시즌 그랑프리에서 '돌아온 피겨여왕' 김연아(23)에게 도전할 이들은 누구일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3일(이하 한국시간) 2013-2014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2013 ISU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자격으로 그랑프리에 참가하는 김연아는 오는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그랑프리 시리즈 2차대회 스케이트 캐나다와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리는 트로피 에릭 봉파르를 배정받았다.
김연아에게 있어서는 의미가 깊은 장소다. 쇼트 프로그램(SP) 록산느의 탱고와 프리 스케이팅(FS) 종달새의 비상을 들고 2006-2007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김연아. 그가 처음으로 나선 그랑프리 대회가 바로 스케이트 캐나다와 트로피 에릭 봉파르다.

자신의 선수생활 마지막 시즌을 데뷔 시즌과 같은 대회로 치르게 된 김연아의 소감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미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클래스를 입증했듯, 현재 김연아와 겨룰 수 있는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만큼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도 챔피언의 타이틀을 기대해볼 만하다.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김연아와 맞붙을 선수는 크리스티나 가오(미국), 스즈키 아키코(일본), 알레나 레오노바(러시아) 등이다. 키아라 코르피(핀란드), 그레이시 골드(미국)를 비롯, 자국 선수로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위에 오른 케이틀린 오스먼드(캐나다) 역시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김연아와 포디움을 겨룬다. 하지만 이 중 김연아를 누르고 정상에 오를 만한 선수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트로피 에릭 봉파르 역시 마찬가지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 애슐리 와그너(미국) 등이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김연아의 상대가 되기는 어렵다. 경쟁구도라기보다는 김연아를 향해 이들이 '도전자'의 입장에서 일방적인 싸움을 벌이게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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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슐리 와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