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하지 말자'.
올 시즌 염경엽 넥센 감독이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연승이라고 들뜨지 말고 연패라고 쳐지지 말자"는 말이다. 항상 제 컨디션을 유지하자는 의미다. 그 말을 최근 가장 잘 지키는 선수가 내야수 김민성(25)이다.
김민성은 최근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하위타순에 나서지만 득점권 타율 전체 1위(.444)에 올라 타팀을 위협하고 있는 그는 3할1푼7리의 타율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수비에서도 3루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김민성이 올해 더 무서운 것은 4안타에도, 무안타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민성은 최근 "오늘 2안타를 쳤다고 좋아하면 내일 1안타를 쳐도 실망하게 된다. 그냥 내 할 것만 집중해서 하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격감이 절정에 올라 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그는 "타격감이나 타순 같은 것은 상관없다. 내 기분만 차분하게 유지하고 체력 관리만 잘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힘들어도 일주일에 2~3번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여름 혈투를 위한 체력을 다지고 있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마음을 가볍게 먹으면서 오히려 그는 더 무서워지고 있다. 그가 하위타순에서 '홈런 선두' 이성열과 함께 타점을 휩쓸면서 넥센은 쉬어갈 수 없는 타선을 갖췄다. 김민성은 큰 굴곡 없이 매 경기 꾸준히 안타를 때려내며 방망이를 식히지 않고 있다.
올 시즌 김민성은 넥센에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 '복덩이' 같은 선수다. 지난해 부상으로 하지 못했던 몫까지 톡톡이 해내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지난해 잠시나마 그라운드를 떠나 있으면서 야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올 시즌 김민성은 야구 실력도, 마음가짐도 훌쩍 자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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