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오재원, ‘킬러 방망이’ 주목하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04 06: 20

상대 선발투수들에게 굉장히 강했던 타자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잠실 맞대결. 두산 선발 노경은의 천적 ‘적토마’ 이병규(39, LG)와 LG 선발 벤자민 주키치 킬러 도루 1위(20개) 오재원(28, 두산)의 방망이에 4일 맞대결 성패가 걸려있다.
LG와 두산은 4일 선발로 각각 주키치와 노경은을 예고했다. 2011시즌 10승, 지난해 11승을 거두며 LG 선발진의 주축이 된 주키치는 올 시즌 10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4.53으로 다소 침체기를 겪었다. 두산을 상대로는 지난 4월 7일 마운드에 올라 승패 없이 6⅓이닝 9피안타 4실점 3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12승을 올리며 두산 투수진의 히트상품이 되었던 노경은은 올 시즌 10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4.22로 승리 추가 페이스가 더디다. 5월 한 달 간 5경기 평균자책점 2.90으로 분전했으나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2패만을 떠안았다. 노경은은 지난 5월 5일 LG를 상대로 5⅓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두 투수 상대 리그 내 최고의 천적들이 상대 팀에 포진하고 있다는 점. LG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중장거리 타자 이병규가 노경은을 상대로 강점을 비췄고 두산에서는 오재원이 주키치를 상대로 가장 강력한 위력을 내뿜었다. 기록에 대한 100% 맹신은 삼가야 하지만 상대 전적이 워낙 차이가 있는 만큼 이들의 방망이를 주목해야 한다.
이병규는 노경은을 상대로 통산 12타수 5안타(4할1푼7리)로 강점을 비췄다. 1997년 데뷔 이래 선수 생활 동안 배드볼 히터라는 평도 있었으나 컨택 능력에 있어서는 천부적인 능력을 보여줬던 이병규는 노경은을 상대로 볼넷은 얻어내지는 못했으나 삼진은 단 한 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 특히 노경은이 선발로 정착한 이후 6타수 3안타 5할의 상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우리 나이 불혹의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상대 투수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타자다. 허벅지 부상으로 출발이 늦었던 이병규의 올 시즌 성적은 19경기 3할8푼 12타점으로 여전히 뛰어나다.
오재원의 주키치 상대 성적은 게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수치다. 14타수 11안타로 상대 타율이 무려 7할8푼6리. 삼진은 하나도 당하지 않았고 사사구도 세 개를 얻어내 상대 출루율은 무려 8할2푼4리다. 대체로 두산 타자들이 주키치의 투구폼과 커터-체인지업에 고전했던 반면 오재원만큼은 주키치의 공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변하기 전 적극적으로 때려내 안타를 양산했다. 20개의 루를 훔쳐 현재 도루 1위를 달리고 있는 오재원은 46경기 2할8푼4리 2홈런 20타점을 기록 중이다.
양 팀의 맞대결은 시즌 승부처와도 같은 만큼 결코 물러설 수 없다. 2010시즌 이후 3년 만의 5연승을 기록 중인 LG는 이번 두산 3연전을 잡으면 중상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끔찍한 5월을 보냈던 두산은 LG 3연전을 싹쓸이해야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단순히 자존심만 달린 것이 아니라 치고 올라갈 수 있느냐와 가라앉느냐를 결정할 시점. 그만큼 4일 3연전 첫 경기서는 킬러들의 방망이를 더욱 예의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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