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는 너무 많이 던져서, 이번에는 너무 적게(?) 던져서 논란이다. 다르빗슈 유(27, 텍사스 레인저스)의 투구수와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소식이다.
다르빗슈는 3일(이하 한국시간)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1-0으로 앞선 8회 두 번째 투수인 코츠가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를 날렸다. 텍사스가 8회 공격에서 2점을 더 뽑아 3-1로 이겼으니 다르빗슈로서는 아쉬운 한 판이었다.
그런데 일본과 텍사스 지역에서는 또 한 번 다르빗슈의 투구수를 놓고 논란이 점화되고 있다. 다르빗슈는 이날 99개의 공을 던졌다. 올 시즌 다르빗슈가 100개 이하의 공을 던진 것은 지난 4월 8일 LA 에인절스 경기 이후 두 번째로 있는 일이었다. 당초 다르빗슈는 이 경기를 앞두고 “4일을 쉬면 130개, 5일을 쉬면 150개도 던질 수 있다”고 말한 상황이라 의구심이 커졌다. 초반 위기를 넘긴 뒤 컨디션이 좋았던 다르빗슈를 8회에도 올렸어야 했다는 여론이다.

현지에서는 ‘130구 논란’을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 다르빗슈는 5월 17일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 130개의 공을 던지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일부 팬들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그때는 130개의 공을 무리하게 던지게 하더니 이번에는 더 던져야 할 타이밍에 다르빗슈를 내렸다”며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을 비난하고 나섰다.
130구 논란 당시 다르빗슈는 “토네이도로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지쳐 있었던 불펜 투수들을 위해 자진해 등판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감독은 경기 후 다르빗슈의 교체 타이밍에 대해 “다르빗슈 자신의 의사였다”고 밝혔다. 일찍 피로감을 느낀 다르빗슈가 7회 후 “아직 더 던질 수 있지만 불펜 투수를 투입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워싱턴 감독으로서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한 것이다.
이에 일본 언론들은 다르빗슈의 성격을 들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르빗슈가 ‘자진 강판’을 원하는 경기는 거의 드물다는 것이다. 어쨌든 투수교체를 놓고 워싱턴 감독을 향했던 칼날은 내막의 공개와 함께 잠잠해질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