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아닌 관심’, 팜 향한 염경엽 시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04 10: 40

“마음만 갖고 표현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관리와 관심은 커다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넥센 히어로즈는 1군과 퓨처스팀이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시스템의 구단이다. 1군 안방이 서울 목동구장인 반면 퓨처스팀은 전남 강진 베이스볼 파크를 홈으로 쓴다. 전남 강진은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용의 유배지였던 곳. 궁벽한 곳에서 야구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지만 1,2군의 확실한 커뮤니케이션과 관심이 없다면 퓨처스팀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그만큼 어려워진다. 염경엽 감독은 그래서 ‘관리’가 아닌 ‘관심’을 강조했다.
넥센은 3일까지 시즌 전적 29승16패를 기록하며 삼성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1년 전 이맘때에도 선두권을 유지 중이던 넥센이지만 지금은 +13으로 그 페이스가 더욱 거세다. 염 감독 또한 초보 감독임에도 불구, 적극적인 작전 구사를 통해 상대의 허를 찌르는 야구를 펼치고 있다. 넥센의 시즌 초반 돌풍을 야구 관계자들이 더욱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그러나 넥센은 지난 시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페이스가 급전직하하며 급기야 김시진 감독이 중도 퇴임하는 비극까지 맞은 끝에 6위로 마감했다. 1군 선수층이 얇아 고전했다는 평도 있었으나 구단 내부에서는 ‘왜 퓨처스팀에서 선수들을 좀 더 기용하지 않았는가’라며 자생력을 키우지 못했냐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 아픔이 있던 만큼 당시 작전주루코치로 재임했던 염 감독도 그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다.
“1군 주전 선수들 못지 않게 강력한 2군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한다. 그만큼 현재 퓨처스팀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향후 가세 시점을 살피고 있다. 선발진에서는 장효훈과 조상우, 중간계투진에서는 심수창과 오재영, 문성현, 배힘찬 등이 대기 중이고 야수진에서는 정수성, 박헌도, 신현철, 문우람 등을 지켜보는 중이다. 시즌을 치르며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르니 준비를 해두라고 퓨처스팀 코칭스태프에도 당부하고 있다”.
거리 상 엄청난 극간이 있는 만큼 퓨처스팀 코칭스태프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기본 전제가 된다. 얼마 전 모 팀의 경우는 2군 경기에서 100구 가까이 던졌던 투수를 당일 1군으로 올려 100개가 넘는 공을 던지게 했다가 결과가 시원치 않자 하루 만에 2군으로 다시 내린 적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1,2군의 소통이 없었기 때문에 애꿎은 투수가 하루 200개의 공을 던진 셈이다.
“기량 절차탁마는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선수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지켜보느냐가 중요하다. 단순한 1군과 2군의 차별적 관리가 아니라 퓨처스팀 선수와 선수단에 대한 관심을 우선으로 하고자 한다. 마음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김성갑 퓨처스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도 한 번씩은 통화를 한다. 퓨처스팀을 잘 이끌어 주시는 데 대해 감사한다”.
식물을 기르면서도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이 생장에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물며 사람은 어떻겠는가. 그저 형식적인 관리가 아니라 한여름을 나는 데 커다란 힘이 되어 줄 선수들을 향한 관심을 우선시 한 염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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