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때 찾아온 불의의 부상이었다. 그만큼 상심도 클 법하다. 하지만 한동민(24, SK)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군 그라운드를 다시 밟을 그 날을 기다리며 재활에 매진 중이다.
올 시즌 이만수 SK 감독의 기대주 중 하나였던 한동민은 현재 재활차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지난 5월 25일 잠실 LG전 3회 1사 3루 상황에서 오지환의 우중간 플라이를 잡으려다 중견수 김강민과 충돌해 오른 무릎을 다친 것이 원인이다. 관중들의 함성 속에 콜 플레이가 묻히는 바람에 일어난 사고였다. X-레이에는 큰 이상이 없었지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오른 무릎에 미세 골절이 발견됐다. 결국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한동민의 결장 기간은 3~4주가 될 전망이다. 구단 관계자들은 “3달이 아니라 3주라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만큼 아찔한 사고였다. 하지만 선수의 생각은 반대였다. 한동민은 “사실 미세 골절까지도 아닌 줄 알았다. 타박상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MRI 결과가 좋지 않더라”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많이 아쉽다”라고도 했다.

안타까움도 크다. 한동민은 “경기를 TV로 본다. 같이 뛰지 못하다보니 답답하다. 팀도 하위권 아닌가. 내가 있다고 해서 팀 성적이 좋아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다보니…”라고 자책했다. 자신과 부딪힌 김강민에 대한 미안함도 드러냈다. 한동민은 “선배한테 전화가 왔다. 많이 미안해 하시길래 ‘빨리 나아서 올라가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전했다.
이를 생각하면 쉴 겨를이 없다. 빠른 복귀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동민은 “며칠 전에는 발을 내딛지도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걷는 것이 많이 좋아졌다”고 상태를 설명했다. 이어 한동민은 “재활군에서 회복한 뒤 루키팀(3군)과 퓨처스팀(2군)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1군 복귀는 감독님이 불러주셔야 하지만 바로 올라갈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조심스레 기분에 대해 묻자 한동민은 “야구를 빨리 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부상 전까지 40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6홈런, 28타점을 기록하며 야구의 재미를 느꼈던 한동민이다. 그런 그가 이제는 야구에 대한 절박함을 느끼고 있었다. 재활 기간 중 느낀 그 심정을 잘 간직할 수 있다면 오히려 한동민의 야구 인생에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SK 팬들과 벤치가 바라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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