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1개월동안 KIA의 힘은 놀라웠다. 탄탄한 선발진은 명불허전, 약점으로 지적됐었던 불펜도 위기를 잘 막아줬고 무엇보다 타격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5월 7일 잘 나가던 KIA가 롯데를 홈으로 불러들일 때도 그랬다. 당시 KIA의 순위는 단독 1위, 승률이 6할8푼에 육박했다. 반면 롯데는 KIA를 만나기 직전 삼성과 싸워 3연패를 당하면서 팀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순위는 7위, 승률은 4할4푼까지 떨어졌고 선두 KIA에는 무려 6경기를 뒤져 있었다.
분위기 상 분명히 KIA의 우세가 예상되던 상황. 그도 그럴 것이 KIA는 서재응-김진우-양현종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준비하고 있었고 롯데는 옥스프링-유먼-고원준이 나설 예정이었다. 당시 옥스프링은 3연패를 당하면서 솔솔 교체설까지 나오던 상황, 또한 롯데 타선은 침묵을 거듭했었다.

하지만 정작 시리즈의 결과는 예상과는 반대로 나왔다. 옥스프링은 1차전에서 9이닝 완봉으로 확실하게 KIA의 기를 꺾어 놨고 2차전도 롯데의 승리로 돌아갔다. 3차전에서도 롯데는 양현종을 공략하며 앞서갔지만 경기 중 내린 비로 경기가 취소됐다.
그 시리즈가 두 팀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KIA는 이후 20경기에서 6승 14패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특히 2일 광주 LG전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면서 리그 순위가 5위로 추락했다. 공동선두 삼성·넥센과는 무려 6경기 차다. 반면 롯데는 KIA와의 시리즈 이후 10승 7패로 상승세를 타 3위까지 뛰어 올랐다. 5위 KIA에는 반 게임 앞섰는데 한 달만에 무려 6경기 차를 뒤집은 것이다.
그로부터 한 달, 두 팀이 장소를 바꿔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사직구장이다. 롯데는 KIA-LG-넥센으로 이어지는 9연전에서 4강 안착을 위한 기반을 다져놓을 계획. 반면 KIA는 롯데와의 3연전에서 반드시 분위기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야만 한다. 4일 선발로는 롯데가 이재곤, KIA가 김진우를 각각 예고했다.
한 달만에 다시 만난 그들은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잘 나가던 KIA는 휘청이고 반면 분위기가 최악이었던 롯데는 반전에 성공했다. KIA와 롯데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순위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시즌 세 번째 만남에서 웃는 쪽은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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