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의 독한 복수, 이번에는 볼 수 있을까? 아마도 가능할 듯하다. 오로지 복수만을 위해 돌아온 ‘상어’ 속 배우 김남길의 눈빛이 그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상어’(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차영훈) 3회에서는 과거 아버지 한영만(정인기 분)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인물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신분을 위장하고 돌아온 요시무라 준, 한이수(김남길 분)가 섬뜩한 복수극을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한이수는 사람을 보내 과거 조의선(김규철 분)의 사주를 받고 자신의 아버지에게 뺑소니 사고 누명을 씌웠던 형사 정만철(김민상 분)을 납치했다. 정만철은 12년 전 사건으로 계속해 조의선을 협박하면 돈을 뜯어 먹고 있었던 상황. 정만철 앞에 모습을 드러낸 한이수는 "세상엔 균형이 필요하다. 한쪽만 억울한 일을 당하면 균형은 무너진다. 당신 인생에도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냐"며 “12년 전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정만철은 “내가 죽인 게 아니다”라며 그를 죽인 사람을 고백한 후 목숨을 구걸했다. 이야기를 다 들은 한이수는 뒤돌아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창고를 빠져나왔다. 이후 정만철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지금까지 드라마 속 나쁜 남자들은 복수를 위해 칼을 갈았다가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이를 포기해 흔들리거나 자신의 소신에 맞는 방법으로 복수를 감행하다 위험에 처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 드라마 속 김남길의 한이수는 섬뜩한 눈빛을 발하며 12년간 쌓아온 복수심을 자신이 계획해 놓은 시나리오대로 완벽하게 선보였다. 방송 말미에는 첫사랑이자 검사인 조해우를 자신의 복수 현장으로 부르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특히 김남길의 경우 과거 드라마 ‘나쁜남자’에서 나쁜 남자로 시작해 결국 가장 불쌍한 존재가 되고 말았던 심건욱의 캐릭터가 있었던 터라 이번 한이수 역할 역시 그런 부분에서 비슷하지는 않을지 의문을 자아냈던 게 사실. 그러나 지난 밤 선보인 그의 치밀한 모습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복수극을 예고하고 있어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나쁜남자, 이번엔 흔들리지 않을 자신 있나요?'
eujenej@osen.co.kr
'상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