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방심은 금물이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이기는 것이 당연한 경기다"라고 계속 말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한국은 42위로 아시아 전체 2위, 레바논은 129위로 아시아 17위다. 당장 월드컵 최종예선 A조 순위를 보더라도 한국은 2위, 레바논은 5위다. 전력도 비교할 수가 없다.
현재 레바논의 전력은 문제가 많다. 승부조작의 여파로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오죽했으면 테오 부커 레바논 감독이 "전혀 다른 팀이 됐다. 2년 전에는 잘 준비된 팀이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선수들로 구성돼 팀으로서 뭉치려고 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이기지 못하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 됐다. 다르게 이야기 하면 손 쉬운 경기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레바논의 악재가 한국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영향은 정신적인 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정신자세가 해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는 언제나 이변이 발생한다. 분명히 이겨야 하는 경기인데, 비기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물론 전술적인 것들이 문제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선수들의 안일한 플레이에서 나온다. 감독이 전술적으로 완성을 시킨다고 하더라도, 경기서 뛰는 것은 선수들인 만큼 선수들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주장 곽태휘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곽태휘는 "레바논의 선수단이 대부분 바뀐 걸 확인했다. 이런 경기서 유리하게 풀어가려면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우리들의 과정을 경기장에서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선수들이 가진 개개인의 기량을 제대로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쉽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결코 홈경기가 아니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원정경기다. 최강희 감독도 "상대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지만, 원정경기이다. 그리고 환경을 감안해야 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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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레바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