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초반 잘나가던 팀이 각종 악재에 무너지면서 부진에 빠졌고 순위도 선두에서 5위까지 내려 앉았다. 지난 2일의 광주 LG전에서는 4-0으로 앞선 9회를 넘지 못하고 대역전패까지 겪었다. 부진이 시작된 5월 7일부터 20경기에서 6승14패를 기록했다.
악재만 가득했다. 김상현 트레이드 이후 신종길이 부상을 당했다. 최희섭는 갑자기 슬럼프에 빠졌고 이범호와 함께 기나긴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안치홍도 마찬가지이다. 톱타자 이용규도 부진탈출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김선빈 나지완 두 명으로 야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뛰는 야구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작전도 눈에 띠지 않아 활력 있는 공격이 없었다.
여기에 선발진이 튼실하지 못했다. 믿었던 윤석민 김진우 서재응이 작년 만큼의 구위를 보여주지 않았다. 더욱이 송은범-신승현 이적 필승조들도 흔들렸다. 소방수 앤서니는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실점했다. 선동렬 감독이 계획했던 단단해진 뒷문을 앞세운 야구를 못했다. 공격과 마운드에서 강자가 아닌 약자의 모습이었고 순위 5위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악재만 가득했지만 호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외야수 김주찬이 예상보다 빨리 복귀에 타선과 주루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아직 왼 손목이 완전한 것도 아닌데도 지난 주말 LG와의 2경기에서 연속 안타와 2타점을 올렸고 도루(2개)를 하면서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김원섭이 왼 발목 부상으로 빠졌지만 조만간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했던 신종길도 복귀가 예상된다.
아울러 에이스 윤석민이 지난 1일 광주 LG전에서 첫 퀄리티스타트를 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주말 LG에게 대역전패에 묻혔지만 희망을 보여준 투구였다. 앞으로 양현종과 함께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는 김진우와 서재응이 선발진에 힘을 보탤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긴 시즌을 본다면 마운드의 힘이 명운을 좌우할 수 밖에 없다.
진정한 힘은 선수단의 결합력이다. 현재 KIA 선수단 내부는 위기감이 팽패하다. 시즌의 향방을 결정하는 기로에 서 있다. 이번 위기를 돌파한다면 공세의 실마리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위기를 막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질 수도 있다. 결국은 선동렬 감독의 위기돌파 리더십과 선수들이 얼마나 힘을 합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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