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현정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여왕의 교실’이 출항을 예고했다. 요즘 인기 드라마라면 빠지지 않는 멜로나 출생의 비밀이 없는 이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MBC 새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이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시티에서 제작발표회를 개최하고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 드라마는 스스로가 부조리한 사회의 권력자가 돼 아이들을 궁지에 내모는 마여진 선생(고현정 분)과 이에 굴하지 않고 대항하며 스스로 현실을 깨달아가는 6학년 3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간의 학생들이 등장했던 학원물과는 분위기부터가 다르다.
4일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 속 마여진은 학생들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냉혹한 세상에 맞서나가기 전에 더 혹독한 인생을 경험하게 되면서 한 걸음 성장하게 된다.

‘여왕의 교실’은 2005년 방영된 일본의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까닭에 한국 정서를 얼마나 잘 담아냈는지가 관건이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직장의 신’ 역시도 일본 원작을 바탕으로 했지만 한국 정서를 잘 녹여내며 시청률과 공감을 모두 잡았다.
또한 이 드라마가 학생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왕따를 조장하고 이간질을 부추기는 등 일반적인 교육 가치관과 다른 행동을 하는 마 선생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일본의 경우 다소 만화적인 설정이 통한다고 해도 국내 정서상 마 선생의 다소 권위적이고 독단적인 교육 방침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고현정은 이날 자신이 연기하는 마여진이 강한 조력자로 나서는 것에 대해 “우리 드라마를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이 봤으면 좋겠다”면서 “어떻게 봐주실지는 모르겠지만 마여진이 방식은 다르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마음은 동일하다”고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사기를 기대하는 뜻을 말했다.
더욱이 요즘 안방극장의 인기 드라마라면 빠지지 않는 출생의 비밀, 그리고 멜로라인이 없다는 것도 특색이다. 교사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까닭에 달달한 멜로라인과 긴장감 넘치는 막장 코드가 없다. 이동윤 PD는 “우리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과 멜로는 없지만 그래도 이야기가 흥미롭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봐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기영 역시 이 드라마가 막장요소가 없어서 일부에서 흥행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내가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가 내가 이런 작품을 한다는 것에 대해 자랑하고 싶었다”면서 “문화를 선도하는 입장에서 모범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소재로 작품을 할 때는 부끄럽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내 딸도 그런 드라마를 보지 못하게 한다”면서 “나는 이런 작품이 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막장 드라마들 속에 순화작용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힐링시킬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여왕의 교실’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여왕의 교실’은 현재 시청률이 하향평준화된 수목드라마로 편성됐다. 월화드라마에 비해 낮은 시청률에 허덕이고 있는 수목드라마들 속에서 ‘여왕의 교실’이 공감과 함께 시청률까지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여왕의 교실’은 고현정, 김향기, 천보근, 김새론, 서신애, 이영유, 윤여정, 이기영, 최윤영 등이 출연하며 오는 12일 현재 방영 중인 ‘남자가 사랑할 때’ 후속으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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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