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의 베이루트 리포트] 베이루트 거리 점령한 한국자동차 ‘이색풍경’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6.04 16: 09

“어라? 르망도 있고 그레이스도 있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는 ‘중동의 파리’라고 불리는 곳이다. 과거 프랑스의 통치하에 놓였던 영향으로 유럽문화가 익숙하다. 여기에 중동 이슬람문화와 동양문화가 복합적으로 섞여있다. 여기가 유럽인지 아시아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다.
자동차만 해도 그렇다. 포르쉐, 페라리 등 유럽의 고급 스포츠카부터 미국의 포드, 쉐보레 등 없는 차종이 없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 차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 보급형 저가 자동차들의 경우 일본차와 한국차가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 90년대 운행됐던 승합차 그레이스, 승용차 르망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한국어가 그대로 써진 차도 있었다.

현지인들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기아와 현대중에서 어느 브랜드가 더 좋은가?”, “우리 집 에어컨과 내 휴대폰도 한국제품”이라며 한국제품에 친근감을 보였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성능이 좋은 한국제품은 현지에서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특히 ‘그레이스’나 ‘이스타나’, ‘스타렉스’ 등 한국승합차의 인기가 압도적으로 좋다는 점. 레바논 사람들은 웬만한 차량의 흠집이나 찌그러짐은 정비하지 않고 그냥 타고 다닌다. 수리비용을 들이느니 최대한 오래 타고 폐차시키는 게 낫기 때문이다.
택시운전사 모하메드씨는 “한국차량은 가격이 싸다. 중고차로 수입을 많이 한다. 가격이 싸고 잔고장이 없어 상업용 차량으로는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교민들에 따르면 전쟁위험에도 불구하고 외려 한국제품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치솟고 있다고 한다. 레바논도 결국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었다.
jasonseo34@osen.co.kr
한국에서 수입된 승합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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