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최진혁·이성재, 나빠져야 더 매력 있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06.04 17: 10

나쁜 남자 코드는 여전히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는 설정이다. 야욕을 위해 친구의 목에 칼을 들이민 사람부터 정인의 배신으로 천년악귀가 된 신수, 그리고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사랑하는 여자에게까지 칼끝을 겨누는 비운의 남자까지. 차갑지만 다양한 매력을 가진 나쁜 남자들이 안방극장을 접수했다.
배우 김남길은 지난해 소집해제 후 KBS 2TV 월화드라마 '상어'를 통해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했다. '상어'는 가족의 복수를 위해 사랑하는 여인에게 조차 칼끝을 겨누는 남자와 치명적인 사랑 앞에 흔들리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이번 작품에서 김남길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사랑했던 여자까지 이용하는 요시무라 준, 한이수 역을 맡았다.
요시무란 준은 지난 3일 방송된 '상어' 3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 치밀한 복수를 예고했다. 김남길의 섬뜩한 눈빛과 치밀한 복수가 만나 극의 긴장감을 높이며 서서히 캐릭터의 매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남길의 강렬한 눈빛과 살벌한 미소는 요시무라 준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시선을 고정시켰다.

김남길은 나쁜 남자 캐릭터가 익숙한 배우다. 지난 2009년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비담 역을 맡아 스타 반열에 오른 김남길은 이후 SBS 드라마 '나쁜 남자'를 통해 악마적 카리스마로 모든 여자를 빠져들게 만드는 심건욱 역을 맡아 매력적인 나쁜 남자를 완성시켰다. 최근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나쁜 남자'의 연기를 뛰어넘는 것이 숙제"라고 밝힌 김남길이 '상어'를 통해 또 어떤 치명적인 매력의 캐릭터를 탄생시킬지 기대를 모은다.
최근 '나쁜 남자'계를 뜨겁게 달군 스타 중 한 명은 배우 최진혁이다. 최진혁은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신수 구월령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극 초반 윤서화(이연희 분)에 대한 아낌없는 사랑을 보여주며 여성 시청자를 공략했던 월령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배신당한 후 천년악귀가 돼 13회부터 재등장, 나쁜 매력으로 방송 초반보다 더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고지순했던 월령과 서화의 사랑은 드라마 팬들에게 주요캐릭터인 최강치(이승기 분)와 담여울(수지 분)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재등장한 월령은 방송 초반과 180도 다른 어두운 매력을 보여주며 '다크 월령'이라는 애칭까지 얻었고, 많지 않은 출연분량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방송된 17회에서는 월령이 사악한 존재로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서화에 대한 사랑을 여전히 간직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까지도 울컥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SBS 드라마 '괜찮아, 아빠 딸', '내 딸 꽃님이',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등에서 자상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쌓아왔던 최진혁. 자상함을 던져 버린 최진혁은 '다크 월령'으로 지금까지 작업했던 그 어떤 작품보다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진혁과 함께 '구가의 서'에 출연 중인 배우 이성재는 악역을 맡았을 때 더 빛을 발하는 배우다. '구가의 서'에서 이성재가 연기하는 조관웅은 오로지 입신양명과 출세를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짓밟아온 인물. 이성재의 살벌한 눈빛은 끊임없이 악인으로 거듭나는 조관웅 캐릭터를 잘 살리며 절대 악역으로 만들었다. 조관웅 캐릭터를 미워할 수밖에 없지만 이성재의 연기는 연일 칭찬받는다.
이성재 역시 악역 보단 부드럽고 자상한, 혹은 코믹한 이미지로 스타 대열에 합류한 배우다. 지난 1998년 KBS 드라마 '거짓말'에 출연해 팬들의 사랑을 받은 이성재는 이후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과 '주유소 습격사건', 그리고 '신라의 달밤' 등을 통해 다양한 역할에 도전했다. 그래도 무엇보다 이성재가 돋보인 작품은 지난 2002년 개봉됐던 영화 '공공의 적'. 이 작품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을 맡았던 이성재는 영화 개봉 후 어느 때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의 사악한 연기를 지금까지 기억하는 관객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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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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