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다목적 출격 선수들 미안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04 17: 30

“제 포지션이 아닌 선수들을 나가게 했다는 것에 대해 미안했고 또 고마웠다”.
난관을 겪으며 선수단이 조금 더 끈끈해진 느낌이었다.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이 지난 2일 광주 KIA전서 본의 아니게 멀티 플레이어가 된 선수들을 비롯한 선수단에 미안해하고 또 고마워했다.
김 감독은 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서 2일 KIA전 5-4 역전승을 떠올렸다. 이날 경기서 LG는 8회까지 0-4로 끌려가다 9회초 4-4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 결승점을 뽑으며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이 과정에서 내야 유망주 문선재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마무리 봉중근이 타석에 섰으며 우완 유망주 임정우는 햄스트링 부상 전력의 이진영을 대신해 대주자로 출장해 득점을 올리기까지 했다.

“포수 자원이 없던 순간 오지환과 문선재를 고민했었다”라고 밝힌 김 감독은 “일단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했다”라며 사과부터 먼저 했다. 2일 경기 승리 후에도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거듭하며 선수들의 공로를 칭찬했다.
“제 포지션이 아닌 선수들에게 출장을 지시했는데 출격 명령에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마웠다. 최근에는 역전승이 많아졌는데 그 과정 속에서 선수들이 서로를 믿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선수들이 서로 위기 상황에서 뭉쳐서 나아가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감독의 미안함 뒤로 유망주는 오히려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초등학교 시절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임시포수로서 마스크를 썼던 문선재는 경기에 앞서 “긴박한 상황에서 감독께서 날 믿어주셔서 그 자체 만으로 굉장히 감사했다”라고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이야기했다. 2일 위기의 파도를 넘은 LG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무형적 가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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