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비하 논란 몸살..그들은 진짜 비하를 했을까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6.04 17: 56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비하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새 코너 ‘황해’가 조선족 비하 논란에 휘말리더니, 이번에는 ‘현대레알사전’에서 성우 비하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일 방송된 ‘개콘’의 코너 ‘현대레알사전’에서 박영진은 “TV에서 해주는 외국영화란?”이라는 정범균의 말에 “입과 말이 따로 노는 것”이라고 말하며 우스꽝스러운 입모양을 취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방송 이후 박영진의 이와 같은 발언은 성우 비하 논란으로 비화됐다.
이번 논란은 성우라는 직업군이 움직이는 모양새를 띄면서 과열되고 있다. ‘개콘’의 관련 게시판에는 12년 간 성우로 활약한 성우 정재헌 씨가 박영진의 개그를 ‘사실 왜곡’으로 표현하면서 분노를 표출, 박영진에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정재헌 씨는 글에서 “설렁설렁 와서 더빙하고 어마어마한 더빙연기료를 홍보의 대가로 받아가선 ‘마치 진짜 성우같은 연기를 펼쳤다’며 인터뷰한 기사들을 보면 이 일을 사랑하며 애정을 가지고 항상 연기하는 성우로서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억누르기 힘든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 성우 구자형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더빙 관련한 모든 사람이 우선 가치로 삼는 것 중의 제일 기본적인 것이 바로 ‘입 길이’다”이라며 “이런 기본을 완전히 부정하는 ‘픽션’을 ‘팩트’로 개그를 하다니”라고 불쾌함을 표현했다.
이에 앞서 급증하고 있는 조선족의 보이스피싱 사건을 패러디한 ‘황해’에서는 조선족 비하가 아니냐는 물음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제작진은 조선족의 보이스피싱 사기를 풍자한 것이며 비하 의도는 없었다고 개그를 적극 해명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같은 개그에도 입장에 따른 시각차는 존재한다. 하지만 ‘개콘’의 종영 코너 ‘용감한 녀석들’의 정태호, ‘사마귀 유치원’ 최효종의 정치인을 소재로 했던 개그가 유쾌하고 강력한 웃음을 선사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일이 개그 외적인 문제까지 엮여들어 과열되고 있는 것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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