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상승세의 문턱에서 자멸하면서 KIA에 경기를 내줬다.
롯데는 4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KIA와의 시즌 5차전에서 2-7로 패했다. 막을 곳에서 실책이 나오고, 점수를 더해야 할 장면에서는 주루사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롯데는 최고의 분위기에서 KIA를 안방으로 불러 들였다. 5월 초에는 7위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6경기에서 5승 1패로 상승세를 탔다. 안방에서 두산전을 싹쓸이하고 대구 원정에서 삼성에 위닝시리즈를 거두면서 롯데는 3위까지 순위가 올라갔다. 투타 밸런스가 맞아 떨어지면서 경기 내용도 좋았다.

물론 상승세에 올라있는 팀도 패배할 수 있다. 하지만 롯데는 지는 과정이 나빴다. 3회 강민호의 송구실책, 그리고 황재균과 손아섭이 한 번씩 범한 주루사는 경기 분위기를 확 바꿔놨다.
선발 이재곤은 경기 상황에 따라 투구 내용이 많이 달라지는 유형의 투수다. 호수비가 나오면 분위기를 타고 호투가 이어지고, 반대로 주자가 나가거나 수비에서 실책이 나오면 무너진다. 이런 경기에서는 야수들이 투수를 도와줘야 하는데 이날은 그러지 못했다.
롯데의 치명적인 실책은 1-0으로 앞서던 3회초 나왔다. 2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하던 이재곤은 3회 안치홍-차일목을 연속안타로 출루시켰다. KIA의 선택은 희생번트, 포수 앞으로 구른 박기남의 번트 타구를 포수 강민호가 3루에 악송구를 저질렀다. 2루주자 안치홍은 그대로 홈인, 좌익수 이승화의 백업으로 1루주자 차일목이 2루까지만 간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한 이재곤은 이용규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3루에서 김선빈-김주찬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면서 확실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롯데의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선발 김진우를 상대로 안타 9개를 때리고 볼넷 2개를 얻었다. 하지만 득점은 단 2점, 그 원인은 주루사였다. 1-3으로 역전을 허용한 3회말 선두타자 황재균은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타구를 날렸다. 2루타성 타구, 하지만 황재균은 무리하게 3루로 뛰다가 아웃됐다.
무사였고 뒤의 타순이 좋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치명적인 주루사였다. 더욱이 후속 타선에서 손아섭-강민호-박종윤의 연속안타가 터졌기에 롯데의 아쉬움은 더했다. 3회 롯데는 2루타 포함 안타 4개를 치고도 단 1득점에 그쳤다.
롯데의 주루사는 5회에도 나왔다. 1사 후 손아섭이 좌측 담장을 직접 때리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그리고 후속타자 강민호는 유격수 방면 빠른 땅볼타구를 날렸다. 2루주자의 원칙은 자신의 오른쪽으로 향하는 타구에는 귀루하는 것, 하지만 손아섭은 타격음을 듣자마자 3루로 뛰기 시작했고 태그 아웃을 당했다. 두 번의 주루사, 모두 득점권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롯데에 치명타였다.
이러한 세밀한 플레이에서 범실이 잦으면 팀 분위기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이제 막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한 롯데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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