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아웃 후 일관되지 않은 다양한 배팅으로 적시타를 때려내며 상대 에이스를 흔들었다. 모두 단타였으나 당겨치기에 일관하지 않고 밀어치는 스프레이 히팅도 선보였으며 바가지 안타까지 섞이며 운도 따랐다. 두산 베어스가 2사 후 6연타로 LG 트윈스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31)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두산은 4일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LG전에서 장단 17안타를 때려내며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9-7로 승리했다. 그것도 지난해까지 2년 간 자신들을 괴롭혔던 천적 주키치를 상대로 거둔 승리임을 감안하면 더욱 값졌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최근 3연승을 달리며 다시 상승 궤도에 진입했다.
승부처는 3회초였다. 1,2회 각각 한 점 씩을 올렸으나 2회말 2-2 동점을 내주며 자칫 경기 분위기를 상대에게 손쉽게 내줄 수도 있던 순간. 선두타자 홍성흔의 3루 땅볼과 윤석민의 유격수 땅볼로 2사 주자 없이 오재원에게 기회가 왔다. 오재원은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 병살타에 그쳤으나 주키치 천적답게 중견수 방면 안타로 출루했다.

이를 시작으로 두산은 허경민의 좌전 안타로 1,2루를 만든 뒤 양의지의 1타점 좌전 안타로 3-2 추를 기울였다. 이에 그치지 않은 두산은 김재호의 1타점 우전 안타로 4-2로 달아났다. 양의지가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잘 당겨쳤다면 김재호는 밀어치는 안타로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주키치의 4구 째를 때려낸 박건우의 타구는 2루수와 중견수-우익수가 모두 잡지 못하는 공간에 떨어진 행운의 바가지 안타. 2사였던 만큼 주자들은 그대로 달렸고 양의지가 홈으로 쇄도하며 5-2를 만들었다. 최근 좋은 타격감을 과시 중인 민병헌은 좌중간 안타로 6-2가 되는 쐐기타점을 올렸다. 이 역시 2아웃이었던 만큼 3루 주자 김재호의 득점은 물론 1루 주자 박건우의 3루 추가 진루까지 이끌었다.
2사 후 6연속 단타는 준비 과정부터 좋았다. 이미 두산 타선은 1,2회부터 주키치를 끈질기게 괴롭혔고 주키치는 결과적으로 3이닝 동안 무려 104개의 공을 던졌다. 큰 스윙으로 일관하기보다 컨택에 집중하며 투수에게 쉽게 공을 던지기 힘든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포심-커터 패턴을 노리고 들어가 때로는 당겨치고 때로는 밀어치는 스윙으로 주키치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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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