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너진 주키치, 에이스의 귀환은 요원한가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6.04 22: 07

1군 복귀 후 2연승으로 높여놓은 기대치가 한 번에 무너졌다.
LG 외국인 좌투수 벤자민 주키치(31)가 한국무대 최다 피안타 타이를 기록하며 팀의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주키치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시즌 6차전에 선발 등판, 3이닝 11피안타 2볼넷 6실점(5자책점)으로 조기강판 됐다. 
투구 내용 자체가 너무 안 좋았다. 1회초부터 선취점을 내줬고 2회와 3회에는 아웃카운트 두 개를 내리 잡은 뒤 연속 안타로 상대 타선의 기만 살려놓았다. 특히 3회에는 2사후 정신없이 6연속 안타를 맞았다. 1회 첫 타자 박건우와 10구 승부를 벌이는 등 볼카운트 싸움도 하염없이 늘어졌다. 구위와 제구,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겨우 바로잡은 듯했던 로케이션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는 것이다. 주키치는 지난 5월 1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로케이션을 잡기 위해 10일 동안 투구판 밟는 방향과 투구폼을 바꿨다. 시즌 시작부터 유난히 높게 제구되는 공이 많이 나왔고 그러면서 번번이 볼넷과 장타를 허용했던 것을 탈피하기 위한 극약처방이었다. 
비록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주키치를 대표하는 우타자 기준 몸쪽 제구, 즉 컷 패스트볼이 살아나며 부활 가능성을 높이는 것 같았다. 5월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5⅓이닝 1실점 무사사구, 5월 29일 잠실 한화전에선 5⅓이닝 1실점 1볼넷으로 두 경기 연속 선발승도 올렸다. 이후 주키치는 지난 주말 광주 KIA 3연전 때 팀과 동행하지 않는 대신, 구리에서 개인훈련에 매진, 일찍이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최다 피안타와 팀의 5연승 분위기를 끊은 올 시즌 최악의 투구였다. 타선이 여전히 집중력을 유지하며 7점을 뽑은 것을 돌아보면 안타까움을 더하는 조기 강판이다. 세부기록을 봐도 매년 삼진 비율은 줄고 볼넷 비율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 이대로라면 더 이상 마냥 주키치를 신뢰할 수 없다. 더구나 주키치는 수비적인 면에 있어서도 2011시즌 이후 지금까지 약점을 고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이스투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비록 두산 타선이 이날 경기 전까지 좌투수 상대 타율 3할3푼5리 OPS .870으로 막강했다고 해도 이를 이겨내야 하는 게 에이스의 숙명이다. 시즌 전 막강 불펜과 함께 상수라고 평가 받았던 주키치가 무너지면, LG는 마운드 운용에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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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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