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투진 불안’ 두산, 개운치 않은 3연승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05 06: 17

이기기는 했는데 뒷맛이 개운치 않다. 난관이 가득했던 5월에 비해 확실히 나아졌으나 마무리가 2이닝을 책임졌고 수술 전력의 셋업맨도 아직은 제 위력을 찾지 못했다. 6월 첫 3경기를 모두 승리한 두산 베어스가 가시지 않은 계투 불안으로 팬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두산은 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LG전에서 장단 17안타로 9득점한 타선을 앞세워 상대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9-7로 신승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5승1무22패(4일 현재)를 기록하며 최근 3연승에 성공한 동시에 롯데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107구를 던진 선발 노경은은 다소 볼이 많았으나(볼 50구) 어떻게든 버텨 6이닝 5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3개) 4실점 2자책으로 분전하며 자기 몫을 했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오현택도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7회 팀이 허경민-김재호의 적시타로 2점을 뽑으며 9-4까지 달아났다. 5점 차로 여유있던 순간 두산은 세 번째 투수로 이재우를 출격시켰다. 5점 차에 아웃카운트 6개가 남은 만큼 팔꿈치 수술 전력의 이재우에게 경기 감각을 좀 더 쌓아주고자 한 배려였다.

그러나 이재우의 4일 등판은 기대와 반대로 흘러갔다.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우월 솔로포를 내줬고 이후 김용의에게 좌전 안타, 박용택에게 볼넷을 내주며 9-5에서 무사 1,2루를 맞이한 것. 결국 다시 마무리로 배치된 홍상삼이 등판해 승계 주자 김용의의 득점은 막지 못하며 2이닝 세이브를 올렸다. 홍상삼도 9회 이대형에게 대타 솔로포를 내주며 일말의 불안감을 비췄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당황할 법도 하다. 5월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 4월 한 달 간 가장 안정적인 투수진 운용을 보여주던 두산은 5월 선발-계투 모두 총체적 난국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5월 8일 문학 SK전에서는 10점 차를 뒤집히며 최다 점수 차 역전패 불명예를 얻었고 NC에게 17점, 한화에게 14점, 넥센에게 15점을 내주는 등 대량실점 경기가 많았다.
선발 요원 개릿 올슨의 부상 공백을 릴리프 요원들이 막다가 과부하와 집단 슬럼프까지 겹치며 생각대로 되지 않는 투수진 운용에 신음했던 5월이다. 이재우의 경우는 5월 당시 팔꿈치 부상을 입으며 잠시 2군으로 내려갔던 바 있다. 그래도 6월은 5월에 비하면 상황이 나아진 편이다.
올슨이 일단 로테이션 한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고 유희관이 5선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상현과 임태훈이 추격조 투입을 기다리고 있으며 오현택이 과거 고창성(NC)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 부상 전력의 이재우와 정재훈은 기복이 있으나 그래도 경험을 갖춘 투수들. 홍상삼은 새로운 마무리로서 구위를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셋업맨 후보였던 김강률도 불펜 대기 중이다.
모든 일이 기대대로 흘러가지는 않듯 투수도 호조를 보이는 날이 있다면 난조에도 허덕이게 마련. 그러나 5월의 악몽이 있었던 만큼 두산 입장에서는 4일 추격을 허용한 신승이 달갑지 않았다. 그리고 3루측 관중석을 메운 고객님들은 많이 당황했다가 간신히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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