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레바논 국군의 날 아니야?”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월드컵 최종예선전이 5일 새벽(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샤밀 카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20명에 가까운 한국취재진은 미리 마련된 버스를 타고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현재 경기장 주변은 살벌 그 자체다. 평소보다 몇 배나 많은 레바논 정규군들이 엄중하게 검문검색을 했다. 기관총으로 무장한 장갑차와 무장병력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군인들은 서로 농담을 하며 웃고 있었지만 소총에 실탄이 장전된 상태였다.

레바논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방위군 2개 중대도 출동했다. 이들은 흥분한 레바논 관중들의 돌발사태를 막기 위해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했다. 이 뿐이 아니다.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경찰특수부대 SWAT도 출동했다. 이들은 실질적으로 폭탄테러를 막는 작전을 펼친다.
한국취재진들은 국제축구연맹 안전담당관과 레바논 축구협회 관계자의 안내를 받은 후에야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경기장 안전을 책임지는 2성 장군이 취재진을 맞았다. 운동장이 아니라 마치 판문점에 들어서는 기분이었다.
한국대표팀은 당초 예상과 달리 김기희, 한국영 신광훈이 선발로 투입됐다. 한국대표팀이 몸을 풀자 레바논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레바논 관중들은 폭죽을 터트리며 한껏 분위기를 즐겼다. 폭죽이 터질 때마다 놀란 취재진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3천여 명의 열성팬들은 경기시작 한 시간 전부터 쉴 새 없이 응원을 쏟아내고 있다. 레바논 선수들이 호명됐을 뿐인데 반응이 열광적이었다.
레바논 현지 교민 30여명은 VIP석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해 한국취재진과 교민들이 있는 구역 바깥에는 군인들이 항시 경계를 서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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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