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목동 넥센-삼성전을 앞두고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례적으로 훈련 전 미팅에 직접 나섰다.
약 15분 동안 선수들에게 자신의 바라는 바를 전달한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야구의 흐름을 뺏기지 말 것'과 '서로 소통하는 야구를 하라'는 두 가지 기본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지난 주 3패에서 얻은 교훈 때문이었다.
넥센은 지난주 창원 NC전에서 1승1패를 한 뒤 잠실 두산전에서 1승2패를 했다. 하위권 NC와 최근 침체기인 두산을 상대로 손쉬운 경기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2승3패로 막을 내렸다. 특히 2일 경기는 1회 3점을 내고도 주루사, 실책 등이 겹쳐 4-11 역전패를 당했다.

염 감독은 "지난주 3패는 우리에게 큰 패배였다. 선수들이 단순한 3패라고 생각하면 안될 것 같아 직접 나섰다. 우리 플레이만 제대로 했어도 어렵지 않은 싸움이었을텐데 자멸한 부분이 있었다. 흐름을 쉽게 상대에게 내줬고 내부에서 소통이 안됐다. 그 부분을 짚어주고 싶었다"고 '선수단 미팅' 이유를 밝혔다.
염 감독이 느낀 보완점이 선수들에게 정확히 전달됐을까. 넥센은 4일 삼성전에서 1회 투수, 포수와 2루수까지 이어지는 연속 협살 플레이, 대주자 강명구를 아웃시킨 견제사 등 다양한 수비 포메이션을 성공시키며 팀플레이와 집중력을 보였다. 2회 1-1 동점을 허용한 뒤에는 3회 바로 박병호의 결승포로 달아나며 상대 흐름을 끊었다.
경기 후 염 감독은 "내가 아무리 말해도 선수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데 내가 계획하고 말하는 대로 선수들이 잘 실천해줘서 정말 고맙다. 이대로 빈틈을 메워가다 보면 후반기에는 더욱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염 감독은 항상 "우리는 아직 강팀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강팀은 한두 해 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획을 잘짜는 선장과 그 계획을 창의적으로 잘 실천하는 선원들이 이끌어가는 '넥센호'가 점차 방향키를 제대로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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