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무승부' 한국, 레바논에 '눈높이 축구' 실패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6.05 04: 32

'레바논 참사'는 막았다. 그러나 눈 높이를 맞추지 못하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베이루트 샤밀 카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로서 승점 1점을 추가하며 경기가 없던 우즈베키스탄(승점 11점)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면서 조 1위로 뛰어 올랐다.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을 앞세우고 이근호(상주)와 이청용(볼튼) 그리고 김보경(카디프시티)로 공격진을 구성한 대표팀은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일단 대표팀은 짧은 패스 연결을 통해 레바논을 압박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경기는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정상적인 그라운드 사정이 아닌 관계로 짧은 패스 연결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번번이 패스연결이 실패하면서 원하는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상황도 있었지만 상대를 위협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한국에 비해 한 수 떨어지는 레바논은 잔디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뻥축구까지는 아니었지만 살짝 볼을 띄우면서 패스 연결을 시도했다. 짧은 패스 연결을 펼치기 보다는 이른바 선이 굵은 축구를 펼쳤다. 레바논의 플레이는 한국의 강한 압박을 탈출하는데 효과적이었다.
반면 한국은 이근호를 비롯해 돌파를 시도했다. 개인 돌파 혹은 수비 뒷공간을 돌파하는 것이 장기인 이근호이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능력을 선보이고 싶었지만 그라운드 사정이 그의 플레이를 제대로 허락하지 않았다. 이청용과 김보경이 빠르게 움직였지만 패스 연결이 흔들리면서 부담이 커지고 말았다.
김남일(인천)과 한국영(쇼난 벨마레)의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공격적으로 뛰어난 조합이 아니었기 때문에 최전방의 이동국에게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전반을 마친 한국은 김신욱(울산)과 손흥민(함부르크)를 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장신의 김신욱은 최강희 감독의 의지처럼 공중볼을 따내기 위해 노력했다. 김신욱을 투입하며 카타르와 눈높이를 맞춘 한국은 상대를 사정없이 몰아쳤다. 후반 중반 이후부터는 압도적인 볼 소유를 통해 상대를 괴롭혔다.
코너킥과 프리킥을 통해 상대 수비를 괴롭힌 한국은 골 결정력이 발목을 잡았다. 좋지 않은 그라운드 사정 때문에 정확한 임팩트를 통해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골대를 맞추며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까지 투입하면서 극단적인 공격전술을 사용했다. 이미 압도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레바논을 몰아쳤끼기 때문에 기회를 노렸다.
김치우(서울)가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수없이 골대를 맞추며 극도로 불안한 경기를 했던 대표팀은 기사회생 했다. 그러나 레바논을 상대로 눈높이를 맞추는데는 실패했다. 우즈베키스탄, 이란전서도 각각의 팀들과 눈높이를 맞춰 경기를 펼쳐야 할 필요성이 극명하게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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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레바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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