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우 왼발 덕에 본선행 가시밭길 피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6.05 04: 46

김치우(30, 서울)의 왼발이 한국을 살렸다.
'2차 베이루트 참사'를 겪을 뻔한 한국 축구 대표팀이 기사회생하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의 가시밭길을 피했다. 구세주는 날카로운 왼발을 선보인 김치우였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베이루트 샤밀 카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서 전반 12분 하삼 마투크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김치우의 극적인 프리킥 동점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한국은 3승 2무 1패(승점 11, 골득실 +6)을 기록하며 경기를 치르지 않은 우즈베키스탄(3승 2무 1패, 승점 11, 골득실 +2)을 2위로 밀어내고 선두에 복귀했다.
승점 3점은 반드시 필요했다. '경쟁자' 이란이 앞서 열린 경기서 카타르를 꺾고 3승 1무 2패(승점 10, 골득실 +1)를 기록한데다가 한국은 버거운 상대인 우즈베키스탄(11일)과 이란(18일)을 연달아 만나야 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길목에서 만난 '얄궂은 운명' 레바논과 경기는 지독히 안풀렸다. 3번의 골대 불운이 겹친데다가 결정력 부족에 울었다. 90분의 정규 시간이 흐르도록 줄기차게 레바논 골문을 노렸으나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빗나가거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 퍼레이드에 막혀 무위에 그쳤다. 새로운 조합을 선보인 포백 라인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11년 11월 3차 최종예선에서 당했던 베이루트 참사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 김치우가 구세주로 떠올랐다. 후반 추가시간 아크서클 근처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왼발로 감아 차 올려 그토록 열리지 않던 레바논의 골문을 열었다. 김치우는 이날 천금 만회골 외에도 프리킥 찬스서 자로 잰 듯한 왼발 크로스를 올려 수 차례 기회를 창조했다.
이로써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낸 한국은 남은 2경기를 안방에서 치러 우즈베키스탄과 이란보다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김치우의 왼발이 아니었다면 본선행의 가시밭길을 피할 수 없었던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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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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