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평균자책점으로 잡아봤으면 좋겠다.”
LG 투주소 조장 봉중근이 리그 최강 삼성 마운드에 도전장을 던졌다. 봉중근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시즌 6차전을 앞두고 강해진 LG 마운드가 이 기세를 유지해 삼성을 넘어서기를 바랐다.
4일까지 LG는 팀 평균자책점 3.70으로 리그 2위에 자리 중이다. 1위 삼성의 평균자책점은 3.55로 리그 정상과는 0.15점 차이. 불펜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LG가 2.98로 삼성의 3.46을 상당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실제로 LG는 봉중근 정현욱 이동현이 필승조, 류택현 이상열이 좌완 릴리프를 맡으면서 리그 최소 블론세이브(2개)를 기록했다. 그만큼 경기 후반 접전에 강하며 역전승도 자주 나온다.

봉중근은 LG가 이렇게 강한 불펜을 구성하게 된 원인으로 ‘경험’과 ‘조화’을 꼽았다. 봉중근은 “우리 팀의 중간 투수들은 경험이 많다. 그리고 투수들 모두가 자기 역할을 다하면서도 서로 조언을 주고받는다. 가령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들은 (우)규민이와 (신)정락이한테 선발투수가 필요한 요령, 상대 팀의 특성 등을 가르쳐준다”며 “(류)택현이형 (이)상열이형 (정)현욱이형은 머리로 상대 타자와 싸울 줄 아는 투수들이다. 어린 선수들은 그냥 봐도 배울 게 생긴다. 임찬규와 임정우 같은 어린 선수들이 많이 배우고 성장할수록 LG 마운드는 더 좋아질 것이다”고 밝혔다.
덧붙여 봉중근은 어린 선수들이 배우는 데 있어 더 적극적이기를 바랐다. ‘배움’에는 선후배 관계가 중요하지 않고 ‘배움’으로 인해 자신의 경쟁력을 더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봉중근은 “물어보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매번 어린 선수들에게 ‘물어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했다.
이어 봉중근은 “나도 작년에 처음으로 마무리투수를 하면서 (오)승환이와 (손)승락이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슬라이더를 연구하고 있다. 지금 내 패턴이 직구 체인지업 커브인데 여기에 슬라이더 하나만 추가되어도 그만큼 타자는 까다롭게 느낀다. 타자들이 매년 업그레이드되고 투수들을 분석하는 만큼, 투수도 더 배우고 발전해야만 한다. 찬규 정우 정락이 모두 습득을 잘하는 편이다. 이들이 꾸준히 물어보고 발전 좋겠다”고 전했다. 어린 선수들이 연구하고 성장하는 만큼, LG 마운드가 강해진다는 말이다.
지난해까지 리그 최강 삼성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정현욱 역시 봉중근과 비슷한 관점이었다. 먼저 정현욱은 현재 LG 마운드를 두고 “삼성이 한창 마운드를 구축하기 시작했던 2008년부터 2010년까지의 과정과 비슷한 거 같다. 당시 삼성은 매년 투수들이 발전했는데 지금 우리도 보면 정우 정락 찬규 규민이 모두 작년보다 올해가 더 좋다”며 “안지만 같은 경우만 봐도 어느 순간 갑자기 좋아졌다.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일부 투수들의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면 마운드가 강해지는 것이다. 우리 팀에는 아직 정찬헌이나 이형종 등 구위가 좋은 투수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현욱은 강한 마운드에 대한 정의를 “1군 엔트리를 짤 때 누구를 내려야 할지 모르는 팀, 고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팀”이라고 내렸다. 그러면서 “이렇게 강한 마운드를 구축하면 6, 7회부터는 상대가 스스로 ‘힘들다, 안 된다’고 느낀다. LG 역시 아직 과정이지만 앞으로 그런 팀이 될 것 같다”면서 “실제로 투수들끼리 최소 실점하자고 매번 이야기한다. 점수를 안 내줄 수는 없지만 5점 내줄 것을 4점으로 막고, 4점을 3점으로 막으면 그만큼 타자가 힘을 내서 따라갈 수 있다. 야구는 흐름 싸움이기 때문에 흐름을 놓치지 말자고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현욱은 “이제 3분의 1이 지났다. 매일 이길 수는 없다. 혹시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부정적인 생각하지 않고 일회일비하지 않으면 된다. 지더라도 기죽지 않고 즐기는 게 중요하다. 후배들에게 항상 즐기자고 한다. 그러면 결국 삼성 같은 강한 마운드를 구축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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