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의 이승기는 한 시간 남짓한 러닝타임 동안 계속해서 변신한다. 그는 한 회 동안 순수한 소년부터 기구한 운명의 사나이, 여자를 감동시키는 멜로남까지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은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이승기는 지난 4일 방송된 ‘구가의 서’에서 그가 맡은 역인 최강치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될 만한 굵직한 사건들을 연기했다.
이날 방송에서 최강치는 태어나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어머니와 조우했다. 그의 어머니 자홍명(윤서화/ 윤세아 분)은 왜구들을 피해 숨어든 최강치의 몸을 숨겨줬다. 이에 최강치는 자홍명에게 세상 어디에도 없을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한 자홍명의 도움으로 무사히 백년객관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최강치는 또 다시 장난기 많은 청년으로 돌아와 담여울(수지 분)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 이승기는 어딘가 허술해 보이는 가벼운 최강치를 표현하며 그 특유의 넉살 좋은 웃음과 연기를 선보였다.
또한 최강치는 자신의 아버지 구월령(최진혁 분)을 죽이려 했던 사람이 담여울의 아버지인 담평준(조성하 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분노에 찬 그는 당장이라도 담평준을 찾아갔지만 오히려 과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로 그 다운 결론을 내렸다. 이승기는 이 장면에서 분노에 찼지만 그 내면의 선함을 지우지 않은 최강치를 그려냈다. 그의 선한 인상이 이를 도우며 이승기만이 표현할 수 있는 최강치를 만들어냈다.
이어진 최강치와 담여울의 애틋한 ‘백허그’ 장면은 18회 방송의 백미였다. 최강치는 자신이 담평준을 해쳤다 생각하고 자신을 지나쳐간 담여울에게 오히려 달콤한 말로 고백했다. 담여울을 뒤에서 안으며 슬픈 얼굴로 다시는 자신을 그냥 지나치지 말라 말하는 최강치는 어느 여자라도 빠져들 법한 애잔한 로맨틱가이였다.
이 정도로 이승기의 최강치가 ‘종합선물세트’라고 말하기엔 역부족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최강치는 신수로 변신했다. 방송 말미 최강치는 어머니 자홍명과 조관웅(이성재 분)의 앞에서 반인반수의 정체를 드러냈다. 거친 숨을 내쉬며 파란 눈으로 조관웅을 노려보는 최강치의 모습은 거친 매력의 짐승남 그 자체였다.
이처럼 이승기는 한 회동안 여러 번 변신을 거듭하는 최강치를 때와 상황에 맞게 표현하고 있다. 어린 아이 같다가고 슬픈 눈빛의 사내가 되고, 선한 얼굴로 모두를 용서하겠다고 하더니 사랑하는 연인에게 달콤한 고백을 건넨다. 거기에 강한 짐승남의 면모까지 있다.
총 24부작으로 기획된 ‘구가의 서’는 이제 6회의 방송을 남겨둔 상태다. 이야기 전개가 점점 무르익을수록 최강치의 활약에도 물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 이승기가 표현하는 최강치가 또 어떤 모습으로 여심을 홀릴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구가의 서’는 지난 4일 방송된 18회에서 시청률 1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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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의 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