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시즌 8번째 맞대결이 펼쳐진 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스타디움. 다저스 홈팬들은 샌디에이고의 한 선수가 소개될 때마다 거센 야유를 아끼지 않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외야수 카를로스 퀸튼(31).
퀸튼은 지난 4월 다저스를 나락에 빠드린 장본인으로 각인돼 있다. 지난 4월12일 다저스와 경기에서 퀸튼은 상대 투수 잭 그레인키의 공에 맞은 후 격분하며 그를 몸으로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바람에 그레인키는 쇄골뼈가 골절돼 한 달간 결장했고 그 이후 다저스는 내리막을 걸었다. 사건 전까지 6승3패로 잘 나가던 다저스는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며 무너졌다.

퀸튼은 이 사건으로 8경기 출장정지를 당했다. 사건 이후 첫 대결이었던 지난 4월15~17일 다저스 홈 3연전에는 이 때문에 출장하지 못했다. 이어 4일부터 시작된 다저스와 원정 3연전에 동행했으나 첫 날에는 왼쪽 어깨 통증으로 라인업에서 빠지며 결장했다.
하지만 이날 다저스 좌완 선발 테드 릴리를 맞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사건 이후 다저스를 상대로 처음 출전하는 경기. 경기 전부터 취재진들은 '다저스가 어떻게 퀸튼에게 보복을 할 것인가'에 관심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에서 보복은 당연한 일과 같다.
하지만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난 어떠한 보복도 기대하지 않는다. 정말이다. 더 이상 이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마 별 일 없을 것이다. 그저 우리가 그를 아웃으로 잡아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매팅리 감독의 표정에는 앙금이 잊혀진 듯한 모습이었다.
실제로 이날 경기 중에는 아무런 불상사가 없었다. 퀸튼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다저스 홈팬들은 야유를 퍼부었지만, 다저스 투수들은 어떤 위협구도 던지지 않고 퀸튼과 승부에만 집중했다. 야유세례 속에서도 퀸튼은 시즌 6호 솔로 홈런 포함해 5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그러나 퀸튼은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투수 브랜든 리그를 맞고 유격수 쪽으로 향하는 땅볼로 아웃됐다. 9-7 다저스의 승리로 끝났고, 퀸튼은 이날 경기의 마지막 타자가 됐다. 매팅리 감독의 의지대로 다저스는 퀸튼에게 보복구를 던지지 않는 대신 승리로 되갚았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치하위 다저스(25승32패)는 4위 샌디에이고(26승32패)와 격차를 반경기로 좁히며 탈꼴찌를 눈앞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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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