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체질이다, '이번 아시안게임도 임신하고 뛰어라' 그러시더라구요".
김윤미(31, 서산시청)은 '임신했을 때 더 잘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질문에 태연하게 답한다. "나는 평상시처럼 쏘는데 다들 임신체질이라고 한다"며, "중심이 잘 잡히나보다"고 농담까지 덧붙였다. 김윤미는 5일 경남 창원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13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김장미(21, 부산시청)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윤미는 본선에서 589점을 쏘며 1위로 결선에 진출, 결승에서 올림픽 챔피언 김장미와 맞붙었다. 올해부터 바뀐 결선 규정에 따라 결승은 1시리즈에 5발을 쏴 명중(10.3점 이상) 개수로 포인트를 계산, 먼저 7포인트를 만드는 쪽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김윤미와 김장미의 대결은 치열했다. 첫 시리즈와 두번째 시리즈서는 각각 3히트, 2히트를 기록해 동점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김윤미가 세 번째 시리즈에서 4히트를 기록하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김장미가 다음 시리즈에서 곧바로 4히트로 따라잡아 4-4 동점이 됐다. 역전이 된 것은 동점 상황에서 맞이한 5번째 시리즈. 김윤미가 한 발을 명중시키는데 그친 사이 김장미가 3히트를 기록하며 앞서나갔고, 마지막 6번째 시리즈서 두 선수 모두 3히트를 기록, 김윤미는 결국 5-7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바뀐 결선 방식 덕분에 지켜보는 이들에게는 조마조마한 승부였다. 하지만 김윤미는 "(김)장미가 워낙 친한 동생이다보니 긴장감이 없었다. 싫어하는 선배나 후배였으면 죽기살기로 했을텐데"라며 웃었다. 긴장감을 즐기는 성격의 김윤미에게 있어 친한 동생인 김장미와의 승부가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김윤미는 "바뀐 결선 방식이 더 재밌다고 생각한다. 긴장감을 즐기는 타입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먼저 열린 남자 50m 권총 결선을 보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올림픽도 그렇고 국제대회서도 본선은 거의 비춰주는 경우가 없다. 보통 결선만 보여주고 누가 메달을 땄는지만 보여주는데, 이번에 바뀌면서 보여줄만한 재미있는 장면이 많아진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사격 2관왕에 오르며 '임신부 스나이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김윤미는 지금 둘째를 임신 중이다. 현재 임신 5개월, 하지만 신들린 듯 과녁을 명중시켜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대회를 지켜보던 이들 사이에서 "임신했을 때 더 잘 쏘는 것 같다"는 진담 섞인 농담이 나올 정도다.
김윤미는 "평상시처럼 쏘는데 다들 임신체질이라고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도 임신하고 뛰어라 그러시는데, 임신하면 중심이 잘 잡히나보다"며 태연하게 웃었다. 함께 있던 김장미에게 "너도 한 번 해보라"고 짖궂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강한 '예비엄마' 김윤미의 여유만만한 총구가 다시 한 번 아시안게임의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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