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작아진 심장·달리기 위한 몸, 'SM5 TCE'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3.06.05 17: 20

국내 대표 중형 세단으로서 정숙성과 편안함을 내세우던 ‘SM5’가 스피드를 즐기기 위해 다시 태어났다.
‘스피드’라 함은 으리으리한 디자인에 굉음의 엔진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대세를 따랐다. 바로 다운사이징. 고연비, 친환경을 지향하면서 성능 향상까지 실현했다.
르노삼성의 ‘SM5 TCE’는 겉모습만 언뜻 보면 신차라고 하기에는 기존 ‘SM5 플래티넘’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없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차의 심장이 바뀌었다. 엔진이 2.0에서 1.6으로 작아졌는데, 파워는 더 강력해졌다.

물론, 주요 타깃층과 달라진 콘셉트에 맞춰 외관과 내관에 약간의 변화는 있다. 스피드를 즐기는 ‘젊은’ 이미지를 위해 듀얼 머플러와 17인치 블랙 투톤 알루미늄 휠이 적용됐다. 후면부 우측에 ‘TCE’임을 알게 해주는 전용 엠블럼이 추가됐다.
실내는 블랙과 화이트 인테리어로 심플함과 동시에 세련됨을 부여했다. 도어의 손잡이와 대시보드 중앙의 내비게이션 양측, 센터페시아의 가장자리와 기어레버 주변만 화이트 플라스틱으로 마감했다. 패션의 고수처럼 재질만 달리해 올 블랙으로 맞췄다면 조금 더 멋스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의외였던 점은 콘솔박스다. 한눈에 봐도 공간이 여유롭다. 넓기 보다는 깊숙한 부분까지 차곡차곡 물건을 담을 수 있다. 클러치 백은 충분히 들어갈 정도다.
아무리 이 부분이 어떻다, 저 부분이 어떻다 해도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이 어느 제조사의 어떤 모델인지 알기 힘든 대다수의 여자들에게는 앞머리 잘라놓고 남자친구에게 “나 어디 바뀌지 않았어?”라고 물어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생김새보다는 바뀐 심장이 얼마나 잘 뛰는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시승은 언론 시승행사가 열렸던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W호텔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약 200km 구간을 왕복했다.
순간 가속도는 아주 좋다, 달려나가는 탄력성도 좋다. 차체를 비롯해 핸들과 패들링 모두 가벼웠다고 느꼈던 ‘SM5 플래티넘’에 비해 그런 느낌은 없었다. ‘TCE’는 달려나가기에 적합한,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적절한 몸의 소유자다.
업체가 강조한 대로 작아졌지만 더 강력해진 엔진은 달리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순간 반응이 좋은 상태에 탄력을 받아 그대로 가속도를 붙였다. 탄력이 붙은 속도는 어느덧 속도계의 100~120을 가리키고 있었다.
무단 변속기였던 ‘플래티넘’과 견주어도 변속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던 ‘TCE’의 속도를 더 올리고 싶어 자동을 수동으로 변경해 기어를 올리자 이미 마지막인 6단에 도달해 있었다.
속도가 빠른 만큼 브레이크는 단단하게 차체를 잘 잡아줬다. 너무 급격하게 멈춰서거나 밀려나는느낌은 받지 못했다. 기존 ‘SM5’보다 약 50마력 더 강한 퍼포먼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안전한 제동을 위해 ‘SM7’용 브레이크 디스크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했다.
가속, 주행, 정지 모든 부분이 부드러웠는데 개중 코너링만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는 운전자의 손끝에서부터 약간 뻣뻣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비를 비롯해 경제성을 내세우며 자사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르노삼성이 경제성보다는 성능과 최적의 조화에 더 중점을 둔 모델이 ‘SM5 TCE’다. 업체가 밝힌 바에 따르면 LE급에 해당하지만 가격은 약 5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노삼성은 ‘SM5’의 판매량 중 20%를 ‘TCE’의 몫으로 설정했다. 신모델에 적용된 엔진이 향후 르노삼성의 타모델에서도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할 정도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니 ‘TCE’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보는 것이 어떨까
fj@osen.co.kr
OSEN, 르노삼성 제공.
블랙&화이트 인테리어가 적용된 센터페시아.
추가된 'XE' 엠블럼.
17인치 투톤 알루미늄 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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