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팬들에게 ‘로또’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으로 불렸던 이호준(37, NC)이다. 그러나 로또가 자주 터지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이호준이 장타 두 방으로 7타점짜리 로또를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호준은 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지명타자 및 4번 타자로 출전, 3타수 3안타(1홈런) 7타점이라는 괴력을 선보이며 팀의 11-5 승리를 이끌었다. 1·5회 볼넷까지 생각하면 100% 출루했다. 무엇보다 4번 타자의 임무인 해결사 몫을 톡톡히 수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활약이었다.
1회 볼넷에 이어 3회 우전 안타로 감을 조율한 이호준은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볼넷을 골랐다. 천천히 기회를 기다린 이호준의 방망이는 6회 제대로 터졌다. 팀이 3-1로 앞선 상황에서 이호준에게 1사 만루의 기회가 왔다. 그리고 이호준은 SK 두 번째 투수 이재영의 136㎞짜리 슬라이더가 약간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자신의 9호 홈런이자 NC의 팀 역사상 첫 만루 홈런이었다. 점수차는 순식간에 7-1까지 벌어졌다.

이에 그치지 않고 7회에는 싹쓸이 2루타릍 떠뜨리며 마산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김태군 김종호의 안타, 그리고 나성범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이호준은 문승원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뽑아내며 포효했다. ‘7타점’ 경기를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7타점을 한 경기에서 쌓은 이호준은 시즌 47타점을 기록해 이 부문 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호준은 경기 후 “우리 팀 최고참(손민한)이 근 1400여일 만에 등판했는데 야수들이 최고참이 마운드에서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하자고 나간 것이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팀의 주장으로서 최고참에게 좋은 선물을 준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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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