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서는 베테랑다운 여유를 잃지 않은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워낙 감격적인 승리여서 그럴까. 경기 후 손민한(38, NC)의 목소리는 조금씩 떨렸다. 손민한은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손민한은 5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1378일 만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손민한이 승리를 따낸 것은 2009년 7월 29일 사직 KIA전(6이닝 5피안타 1탈삼진 5실점) 이후 1407일 만이다.
145㎞까지 나온 최고 구속도 의미가 있었지만 특유의 제구력이 살아 있었다는 것이 더 의미가 있었다. 여전히 공의 무브먼트도 좋았고 바깥쪽과 몸쪽을 자유자재로 오고 가는 면도날 제구력으로 SK 타선을 봉쇄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변화구의 위력도 좋았다. 5이닝 동안 투구수는 78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경기 운영 능력도 좋았다.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손민한은 경기 후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시 입을 연 손민한은 “오늘 개인적으로 행복하고 감사하다. 그동안 많은 사랑만 받아왔었는데 선수로서 최선을 다해 그 사랑에 보답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지면서 “다시 유니폼을 입게 도와주신 동료 선수, 감독님,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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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