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남사’ 막장 입은 폭풍전개, 그저 웃지요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6.06 07: 51

그동안 던져놓은 떡밥을 회수하기에 급급했던 전개였다.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가 종영을 앞두고 깔아놓은 복선을 허무하게 풀어헤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기대했던 끈끈한 치정멜로는 없고 개연성 없는 그 흔한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어 씁쓸했던 시간이었다.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는 지난 5일 19회에서 출생의 비밀을 부랴부랴 마무리 짓느라 주인공들이 숨 가쁘게 달리는 모습이 펼쳐졌다. 6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하는 드라마이기에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왔던 갈등을 푸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그동안 질질 끌었던 까닭에 막판에 휘몰아치는 전개는 시청자들을 설득하기 어려웠다. 한태상(송승헌 분)이 동생 한태민(김서경 분)의 존재를 알게 되는 과정에서 태민의 양아버지 장지명(남경읍 분)이 너무도 쉽게 사실을 말해주는 장면은 바람 빠진 풍선이 터지는 모양새였다.

더욱이 지명이 갑자기 쓰러져 멀쩡히 한국에서 형과의 재회를 해야 하는 태민이 홍콩으로 날아가게 되는 이야기는 헛웃음을 유발하는 전개였다. 지명이 쓰러짐에 따라 친 아들 이재희(연우진 분)와의 재회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또한 사랑에 눈먼 재희가 그동안 친 아버지인 지명의 존재를 믿지 못하다가 자신을 키운 형 이창희(김성오 분)가 정신을 회복하자마자 꺼내놓는 말 한마디에 바로 믿어버리는 구성도 허무하기 그지 없었다.
그동안 서미도(신세경 분)를 살해하려고 한 행동 때문에 정신을 회복하고도 눈을 감고 있었던 창희가 깨어나자마자 태상에 대한 재희의 오해를 풀어주고, 얽혀있던 출생의 비밀까지 단번에 고백하는 장면은 중반 이후 지지부진했던 전개로 인해 답답함을 느꼈던 시청자들을 돌아서게 만들었다. 
태상에 대한 오해와 재희의 적극적인 애정공세에 흔들렸던 미도가 다시 재희가 아닌 태상에게 애정을 느끼는 장면도 촘촘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보통 드라마가 종영을 앞두고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을 휘어감기 마련이지만, 깔아놓은 복선과 얽히고설킨 관계를 푸느라 급급한 일명 ‘폭풍 전개’는 실망을 안겼다.
사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치정멜로라고 하기에는 태상과 미도, 그리고 재희의 감정선이 세밀하게 담겨지지 않고 흐름이 뚝뚝 끊겼다. 때문에 이 드라마는 초반 섬세한 감정묘사와 꼬이고 꼬인 애정관계에 기대감을 품었던 시청자들의 이탈이 극심했다. 끈적끈적하고 흡인력이 높은 치정멜로드라마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실망감은 중반 이후 돌이킬 수 없을 정도였고 결국 높은 시청률을 얻지 못했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송승헌, 신세경, 연우진, 채정안, 김성오, 이창훈 등 배우들의 열연은 뛰어나나 엉성한 구성은 시청자들을 강하게 붙들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에 채널을 고정한다는 점이다.
한편 ‘남자가 사랑할 때’는 6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19회에서 태상이 자신을 짝사랑하는 여자 백성주(채정안 분)의 청혼을 받아들이면서 그를 뒤늦게 사랑하기 시작한 미도와의 관계가 어떻게 끝이 날지가 마지막 회의 가장 큰 이야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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