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목들', 뻔뻔해진 이보영과 야무진 김소현의 하모니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06.06 07: 51

배우 이보영은 뻔뻔해졌고, 야무진 김소현의 감정 연기에는 깊이가 더해졌다.
SBS 새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가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국선전담변호사가 되려는 장혜성(이보영 분)과 상대방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 소년 박수하(이종석 분)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88만원 세대 삼류 변호사가 된 혜성은 높은 경쟁률의 국선전담변호사 면접에서 합격하기 위해 과거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일생일대의 사건에 대해 털어놨다.

고등학생 혜성(김소현 분)은 같은 반 친구 서도연(정민아 분)을 다치게 했다는 누명을 쓰고 퇴학당했다. 혜성은 도연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을 하던 어머니와 함께 집에서도 쫓겨났고, 억울함을 풀기 위해 도연을 찾아가 따져 물었다. 그러던 중 혜성과 도연은 민준국(정웅인 분)이 어린 수하(구승현 분)의 아버지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했고, 준국의 협박에 떨던 혜성은 결국 살인사건을 증언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혜성은 증언 후에도 살인범에 대한 공포 때문에 법정에 선 것을 후회했고, 어린 수하는 그런 혜성을 지켜주겠다며 마음에 품었다.
수하는 10년 넘게 혜성을 마음에 품고 찾아다녔으며, 혜성은 과거의 일을 후회하며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속물 변호사가 됐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단연 이보영이다. 전작인 KBS 2TV 드라마 '내 딸 서영이'에 이어 다시 한 번 변호사 역을 맡은 이보영은 기존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매력의 인물을 완성시켰다. '내 딸 서영이'에서 차갑고 냉철한 완벽주의자를 연기했다면,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한층 더 밝고 뻔뻔해졌다. 국선전담변호사가 되고 싶은 이유가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 때문이라고 당당하게 밝히는가 하면,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치과 홍보 사은품을 한 움큼 집어가고, 정의나 피고인에 대한 믿음은 전혀 찾아볼 수도 없는 성의 없는 변론으로 판사들을 당황시켰다. 그동안 지적이고 도도한 이미지를 구축해왔던 이보영은 뻔뻔한 속물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한층 더 가벼워진 모습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혜성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김소현 역시 야무진 연기를 보여줬다. 눈물연기부터 두려움에 떠는 감정연기까지, 김소현은 중견 배우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당당한 연기로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잠깐 등장했지만 윤상현이 맡은 차관우 캐릭터도 시선을 끌었다. 큼직한 뿔테 안경에 촌스러운 의상을 입고 등장한 차관우는 속물 혜성과는 달리 정의를 쫓는 의로운 국선전담변호사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찌질'하면서도 코믹한 캐릭터를 소화해왔던 윤상현이 이번 작품에서는 차관우를 어떻게 소화해 이보영과 조화를 이룰지 기대감을 높인다. 드라마 '학교 2013'에 이어 다시 한 번 교복을 입은 이종석은 초능력 소년 역할답게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뿐만 아니라 혜성의 어머니 역을 맡은 김해숙과 살인범 역의 정웅인 등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극에 흥미를 더했다. 김해숙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학교에서 쫓겨난 딸을 끝까지 믿어주는 엄마 캐릭터를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로 소화했고, 정웅인은 살기를 띈 살인마의 눈빛을 진짜 무섭게 느껴질 정도로 잘 연출해 오싹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스크린에서 미친존재감을 과시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배우 김성균과 소이현이 특별출연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법정로맨스판타지 장르를 표방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첫 회에서 다양한 장르를 크게 부각시키지는 않았다. 수하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는 모습 등이 그려졌지만 1회부터 판타지에 큰 힘을 실지는 않았고, 한 사건으로 인해 주인공들이 어떤 삶을 살게 됐는지 설명하는데 중점을 뒀다. 인물과 사건에 대해 야무지게 설명하면서 몰입도를 높였고,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색 소재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첫 방송을 마친 '너의 목소리가 들려'. 시청률 흥행 보증수표 이보영 카드를 등에 업고 수목극 대전에서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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