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서로 비장하게 맞붙었으나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두 팀은 지난 5일 연장 12회 접전 끝에 3-3으로 비겼다. 넥센은 3회 점수를 낸 뒤 한 점도 뽑지 못했고 삼성도 2회와 7회 두 이닝을 제외하고는 12회까지 팽팽하게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양팀은 선두권 싸움답게 높은 수준의 작전과 수비로 맞불을 놨다. 양팀이 가장 다른 것은 마운드 운용이었다. 이날 넥센은 선발 김병현을 비롯해 7명의 투수가 줄줄이 던졌지만 삼성은 선발 윤성환이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뒤 안지만, 오승환 만이 공을 이어받았다.

넥센은 선발 김병현이 1실점으로 잘 막기는 했으나 5회 무사 만루 상황을 맞는 등 계속해서 주자를 내보내자 5이닝 만에 그를 내렸다. 넥센은 삼성의 1번~5번 좌타라인을 의식해 박성훈, 박종윤 등 좌투수를 우투수들과 번갈아 올리며 숨가쁘게 투수를 교체했다. 넥센은 이날 마무리 손승락과 선발감을 제외한 모든 불펜을 썼지만 이정훈, 박성훈, 박종윤은 각각 8개씩 만을 던지며 투구수를 아꼈다.
반면 삼성은 3회까지 3실점한 윤성환을 믿고 8회까지 마운드에 그대로 올렸다. 윤성환은 8이닝 동안 120개의 공을 던지며 추가실점 없이 호투했다. 연장에 들어가서는 구위가 좋은 안지만(2⅔이닝 무실점)을 계속 던지게 했다. 안지만은 이날 총 42개의 공을 던졌다. 삼성은 끝내기 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 마무리 오승환(1⅓이닝 무실점) 카드까지 썼다. 삼성은 투수를 아꼈지만 필승조가 이날 두명이나 길게 던지면서 다음날 경기에 부담이 생겼다.
불펜을 '쪼개서' 많이 쓴 넥센과 선발부터 불펜까지 여유있는 운용을 한 삼성. 두 벤치가 마운드 자존심을 놓고 벌인 한 판의 승부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분명 두 팀 모두 다음날인 6일 경기까지 생각하고 계획을 짰을 것이다. 이날 무승부는 6일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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