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복귀' 장성호, 롯데에 가져올 선순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6.06 06: 44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장성호(36)는 평소 더그아웃에서 후배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한다. 그렇지만 5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는 달랐다. 지난달 13일 1군에서 말소된 이후 처음으로 복귀한 장성호의 얼굴을 새까맣게 타 있었고, 훈련 중에도 거의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일종의 각오였다. 프로야구 최고의 교타자였던 장성호지만 롯데에 와서는 부상 때문에 출전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장성호는 1군 복귀전에서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화려한 복귀신고를 했다. 여전히 팀은 그를 필요로 한다는 걸 증명해낸 장성호다.
롯데는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베테랑 선수들을 하루 아침에 젊은 선수들로 바꾼다고 해서 세대교체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선수들이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만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급진적인 선수 기용은 전력과 팀워크 와해를 불러올 수 있고, 세대교체를 소홀하게 되면 구단의 미래가 그만큼 어두워진다.

현재 롯데의 주전 키스톤콤비를 맡고 있는 정훈과 신본기가 그렇다. 이들 두 선수는 개막전 주전이었던 조성환과 박기혁을 대신해 롯데 상승세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시진 감독이 두 선수를 갑자기 기용한 것은 결코 아니다. 기존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잠시 라인업에서 빠졌고, 새로운 자리에 들어간 선수들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정훈과 신본기가 잘 해주고 있지만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다. 두 선수 모두 풀타임을 소화해 본적이 아직 없다. 당연히 여름이 되면 페이스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김 감독은 "정훈과 신본기도 언젠가는 성적이 떨어지고 고비가 찾아올 것이다. 그럴 때 고참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1군 엔트리는 한정돼있기 때문에 누군가 1군에 있으면 다른 누군가는 2군에 있어야 한다. 관건은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적시적소에 활약을 펼치는 것. 그렇게만 된다면 1군과 2군의 선수단 흐름이 자연스러워지고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장성호의 활약이 더욱 의미가 있다.
코칭스태프의 과제는 2군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는 것이다. 특히 베테랑 선수가 2군에서의 시간이 길어지면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장성호도 경기가 끝난 뒤 "(2군에 있을 때) 1군에 언제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일단 장성호가 복귀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롯데는 승리를 챙겼다. 이제 2군에 남은 주전선수는 조성환과 박기혁, 김 감독은 "아직은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상태를 보고 1군에 부르겠다"고 말한다. 롯데는 이들의 조바심을 다스릴 지혜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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