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맞아? LG 야구가 정교해지고 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6.06 06: 41

더 이상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가 이기고 있다고 방심하면 무섭게 몰아친다.
LG의 상승세가 무섭다. 최근 15경기서 11승 4패, 4연속 위닝시리즈의 상승세는 어느 한 부분이 좋아진 것이 아닌 전체적 전력상승의 결과물이다. 투타가 정박자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모든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분명히 알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선수와 감독·코칭스태프와의 관계 또한 날로 두터워지는 중이다. LG의 야구가 날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수비부터 눈에 뛴다. 시즌 초반 내야의 중심을 잡고 있는 오지환이 잠실 그라운드 적응에 애를 먹으며 고전했지만 5월부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4월까지 7개에 달했던 실책수가 5월 이후 2개에 그치고 있고 내야진 또한 한층 단단해졌다. 지난 5월 18일 1군에 합류한 권용관은 수비 위치를 가리지 않고 내야에 힘을 불어넣는다. 현재윤의 부상으로 우려를 낳았던 포수 문제도 윤요섭과 최경철이 각각 도루저지율 3할7푼5리, 3할3푼3리로 상대 주자에게 적색경보를 보낸다.

외야 또한 이병규(9번)의 복귀와 정의윤의 적극적인 수비로 예년보다 향상됐다. 무엇보다 벤치와 호흡이 잘 맞으면서 벤치의 수비 시프트가 적중하는 횟수가 확연히 늘고 있다. 5일 잠실 두산전에서 나온 호수비 또한 애초에 수비 방향이 적중했다. LG와 맞붙은 한 선수는 “LG와 붙으면 예전과는 다르게 타구가 외야를 향해도 잡히곤 하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한다. 야수진의 실책수만 봐도 개막 후 4월까지 17개로 중하위권이었으나 5월부터 6월 5일까지 12개로 이 기간 리그 2위다. 최근 몇 년 동안 실책 부문 하위권을 맴돌던 모습과는 확연히 비교된다. 
마운드에선 막강 불펜진은 물론 우려했던 토종선발진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볼넷의 감소가 인상적이다. 이는 지난 시즌부터 시작된 변화로, LG는 2012시즌 볼넷 422개로 384개의 삼성에 이어 가장 적은 볼넷을 기록했었다. 올 시즌에는 삼성과의 격차가 더 줄어들었는데 삼성이 135개, LG는 159개로 리그 최소 볼넷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볼넷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야수들을 집중하게 하고 내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미리 차단하게 한다. 반대로 상대 타자들은 가장 쉽게 출루하고 득점하는 방법이 막힌다. LG가 2007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이 부문 7위에 고정되어 있었던 것을 돌아보면,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매년 많은 잔루로 골머리를 앓았던 타선의 결정력도 나아지는 중이다. LG 김무관 타격코치는 “지난해 우리 팀 중심타선의 타율이 3할이 넘었다. 8개 구단 최고였다. 하지만 타점은 너무 적었다. 득점권 타율이 최하위였고 잔루가 1010개나 됐다. 올해 잔루를 50개만 줄여도 확 달라질 것이다”며 득점력 향상을 올 시즌 목표로 내건 바 있다.
LG는 지난 시즌 득점권 타율 2할5푼3리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었다. 그러나 올 시즌 득점권 타율 2할7푼8리로 리그 5위에 자리 중이다. 위닝시리즈 행진을 시작한 5월 21일 이후에는 득점권 타율이 무려 3할2푼8리에 이른다. 신진세력의 성장으로 타선의 신구 조화가 이뤄졌고, 타자들이 타석에서 생각하는 타격을 실천한 결과다. 달라진 득점 생산력으로 인해 LG는 2013시즌 단 한 차례도 영봉패를 당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역전승은 13번으로 리그 2위다. 7회까지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은 경우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5번에 달한다. 반면 7회까지 앞서다가 뒤집힌 적은 1번 밖에 없다. 
물론 모든 게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지고 있지는 않다. 보완점도 분명히 필요하다. LG는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경기당 평균 1.82개의 도루를 시도 중인데 도루 성공률은 64%에 불과하다. 주루사는 31회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보다 득점력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주문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완성 단계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질 확률이 높다. 50% 확률이면 시도하는 게 김기태호의 코칭 철학인 만큼, 선수들이 두려움을 버리고 성공과 실패를 직접 경험하며 체득하기를 유도하는 중이다.  
  
최근 LG의 모습을 지켜본 한 지도자는 LG를 두고 “확실히 팀이 전체적으로 힘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베테랑 박용택은 이전보다 강해진 선수들의 모습에 대해 “느낌이 좋다. 앞으로도 점점 좋아질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기록에서 드러나듯, LG의 페이스 역시 예년과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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