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괴물' 야시엘 푸이그(23)가 LA 다저스 야구를 바꿔놓고 있다. 그야말로 볼 맛 나는 야구를 펼치고 있다.
푸이그는 지난 4~5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를 통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58타수 30안타 타율 5할1푼7리 3홈런 11타점 4도루로 맹활약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그는 맷 켐프와 칼 크로포드의 부상을 틈타 마침내 빅리그 콜업의 기회를 잡았다.
데뷔전에서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터뜨릴 뿐만 아니라 9회초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1루 송구로 끝내기 어시스트까지 해냈다. 이튿날에는 동점 스리런 아치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장식하더니 쐐기 투런 홈런까지 터뜨리며 연타석 대포로 포효했다. 더블A에서 빅리그로 콜업된 초짜 신인이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푸이그를 보는 재미가 있다. 그는 우리팀에 부족한 힘과 스피드 그리고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푸이그 합류 전까지 다저스는 고질적인 타선 침체에 시달리고 있었고, 팀 분위기에 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푸이그가 합류 2경기 만에 이 같은 분위기를 싹 바꿔놓았다.
다저스 선수들도 푸이그를 칭찬하느라 정신없다. 베테랑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는 "난 오랫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었지만 푸이그처럼 첫 2경기에서 이 정도로 활약한 선수는 지금껏 보지 못했다"며 "송구 능력, 스피드, 파워까지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췄다. 그를 보는 건 재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핸리 라미레스도 "푸이그는 많은 재능을 갖고 있다. 그는 정말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고, 우리팀에 엄청난 에너지를 안겨주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그는 자신감이 상당하다. 그것은 아주 좋은 것이다. 자신감은 푸이그가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뛰는데 꼭 필요한 것이다. 자신감이 푸이그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적장도 놀랐다. 샌디에이고 버드 블랙 감독도 "경기를 보면 푸이그가 얼마나 많은 기능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송구 능력과 달리기 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강력한 스윙 및 파워를 갖고 있다. 다저스 스카우트가 대단한 일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푸이그는 아직 입지가 불안하다. 그는 7년 장기계약을 체결한 전략형 유망주이고, 켐프와 크로포드가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오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적어도 그가 메이저리그에 있는 동안 매팅리 감독의 말대로 지켜보는 재미가 상당할 것이다. 어느덧 푸이그는 다저스타디움에서 가장 큰 환호받는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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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