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선발진이 당분간 비상 체제로 운용될 전망이다. 조쉬 베켓(33)이 앞으로 4주 동안 공을 던질 수 없기 때문이다. 재기를 노리던 베켓의 꿈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베켓의 상태에 대해 "손가락 수술을 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4주 동안은 공을 던질 수 없다. 그의 복귀는 지금 당장 이뤄지기 어려운 것"이라고 밝혔다.
베켓은 지난달 16일 왼쪽 사타구니 부상으로 15일 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14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 중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다 사타구니에 통증을 느끼며 조기강판됐고, 그 바람에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야 했다.

그러나 사타구니 부상이 다 나은 뒤에는 손가락에 문제가 생겼다. 오른 손가락이 마비 증세를 보이며 불펜 투구조차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베켓의 손가락 통증은 이미 시즌 초반부터 있었고, 상태가 더 악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신경 전문 의사와 만난 베켓은 MRI 검진 결과 상완신경이 통증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수술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당분간은 공을 던지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베켓은 최소 한 달을 볼 수 없으며 실전 투구 감각 회복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적어도 전반기 내 빅리그 복귀는 어려워졌다. 베켓의 공백으로 다저스의 선발진 정상화에도 차질이 생긴 것이다. 크리스 카푸아노가 삼두근 부상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른 만큼 여러 변수가 많아졌다.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중심으로 잭 그레인키와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은 변함없다. 다만 4선발 이후가 매우 약하다. 베테랑 테드 릴리가 여전히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카푸아노의 대체 선발로 나온 스티븐 파이브가 첫 승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그마나 희망적인 요소다.
지난 1999년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플로리다 말린스에 지명된 베켓은 2003년 플로리다를 우승으로 이끌며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2006년 보스턴 레드삭스 이적 후 2007년 다승왕(20승)에 오르며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한 몫 했다. 통산 315경기 중 312경기를 선발로 나와 132승100패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28경기에서 7승14패 평균자책점 4.65로 부진했지만 8월말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후 7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2.93로 부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8경기에서 승리없이 5패 평균자책점 5.19에 그치고 있고, 손가락 부상까지 겹치며 야구인생의 위기를 맞았다. 과연 베켓의 재기는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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