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는 좀비, 엑소는 늑대..SM에 대체 무슨 일이?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6.06 10: 02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들이 이상해졌다?
샤이니가 지난 4월 '와이 쏘 시리어스(Why So Serious)'에서 좀비가 돼 나타나더니, 최근 컴백한 엑소는 '늑대와 미녀'에서 늑대소년으로 등장했다. 노래 가사는 물론이고 퍼포먼스까지 좀비, 늑대소년과 혼연일체가 돼 평범한 사랑 노래와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늑대와 미녀'는 음산한 늑대 울음 소리와 함께 '널 한 입에 치즈처럼 집어넣을 테다. 향길 맡고 색깔 음미하고 와인보다 우아하게 잡아먹을 테다'라는 파격적인 노랫말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인간 소녀에게 맘을 빼앗긴 당혹스러운 심경을 그려내며 '그녀는 한입거리뿐이라고'라는, 기존 러브송에선 절대 나타날 수 없는 가사를 노래한다.

퍼포먼스는 늑대의 형상을 그대로 그려내며 시선을 잡아끈다. 12명의 멤버들이 어우러져 숲속 나무, 늑대 동굴 등 전체적인 분위기를 표현하며, 늑대가 튀어오르는 동작 등을 연상케 하는 동작으로 한편의 뮤지컬 같은 구성을 보여준다.
앞서 샤이니는 좀비로 변신했다. '와이 쏘 시리어스'는 사랑스러운 좀비가 인간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다룬 곡. '앞으로 뻗은 두 팔, 난 살아있는 워킹데드, 그 숨은 차가웠지'로 시작한 노래는 '핏기 없던 나의 입술이 다시 붉은 컬러 루즈'라며 사랑에 빠진 심경을 발랄하게 표현했다. 지난 상반기 좀비를 주인공으로 한 로맨틱코미디 '웜 바디스'가 성공한 직후 등장한 이 노래는 '이런 좀비 영화 어디서 본 것 같은데'라며 능글맞게 말하기도 한다.
무대 위에서 멤버들은 두팔을 벌리고 어기적 걷는 좀비의 모습을 춤으로 표현하며 독특한 가사와 퍼포먼스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사례를 제시했다.
늑대인간과 좀비 모두 영화계에선 멜로물이나 성장물의 변주로 차용한 판타지 소재라는 공통점이 있다. 늑대인간과 좀비의 흉측함과 공포 분위기를 지워내고 사랑에 빠진 설렘과 당혹스러움을 사랑스럽게 덧입히면 '사람'들의 멜로물보다 더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던 것. 이제 가요도 이와 같은 소재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이들 소재는 본능에 충실한 야성성도 지니고 있어 보이그룹의 퍼포먼스에 잘 들어맞는다. 과격한 칼군무와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에 평범한 남녀의 사랑 얘기만으로는 심심할 수 있는 것.
SM의 한 관계자는 "신비로운 판타지의 이미지를 이어가면서, 좀 더 강렬하고 완성도 있는 새로운 레벨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이같은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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