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의 손흥민(21, 함부르크) 활용법이 애매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레바논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1-1로 비겼다. 추가시간에 터진 김치우의 프리킥골이 아니었다면 진 경기나 다름없었다. 한국은 골대를 세 번이나 맞출 정도로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을 원톱으로 세우고 이근호와 이청용을 좌우날개로 세웠다. 전반 김보경은 중앙에서 이동국을 보좌하는 셰도우 스트라이커로 뛰었다. 이청용만 제외하면 모두 실패였다. 중원의 도움을 받지 못한 이동국은 일선에서 후퇴했다. 이근호의 움직임은 활발하지 못했다. 동료들이 서 있자 김보경도 패스할 곳이 없었다. 오직 이청용만 활발하게 측면을 파고들었다.

후반전 최강희 감독은 전술적 변화를 줬다. 미드필드 숫자를 줄이고 김신욱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동국-김신욱 투톱은 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졌다. 전방에 공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기엔 적절치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25분 투입됐다. 개인기가 화려한 그는 공 스피드를 죽이지 않고 연결시키는 능력이 뛰어났다. 손흥민 투입 후 대표팀의 공격은 살아났다. 그의 ‘투입시점이 좀 더 빨랐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최강희 감독은 레바논전을 앞두고 베이루트 현지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부터 ‘이동국 원톱’을 암시했다. 손흥민에 대해선 “잘할 땐 호날두가 안 부러운데...정상급 선수는 항상 일정수준 이상의 경기력이 나와야 한다”며 평가 절하했다. 공식기자회견에서 손흥민 조커투입에 대해 묻자 “아직 베스트11이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결국 손흥민이 후보인 것은 변함 없었다. 20분은 손흥민의 기량을 다 보여주기에 충분치 않은 시간이었다.
손흥민은 몸과 마음이 지친 모양이다. 그는 5일 인천공항에서 “인터뷰는 다음에 하자”며 취재진과의 대화를 거절했다. 밀려드는 팬들의 사인공세에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제대로 기량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전만 마치고 대표팀에서 물러난다. 앞으로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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